2015년 07월 통권 제1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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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 읽기 신나는 교실]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러 남극으로

김혜진 | 2015년 07월

요 몇 년 사이 봄과 가을은 너무 짧아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계절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기후가 변해 버린 까닭은 무엇보다 환경적 요인이 클 것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아이들과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요? 후대에게 물려줄 좋은 것도 많을 것이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어 버린 여러 가지 환경 문제들을 다음 세대에게 고스란히 물려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참 서글픕니다. 그나마 환경 오염과 환경 파괴에 대한 실상을 일찍 인식했던 이들 덕분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공론화하게 된 일은 천만다행입니다.

이 달에는 환경, 생태를 주제로 한 책들 중 극지방에 관한 책 몇 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참, 현재는 혼용되고 있지만 ‘환경’이란 단어도 실은 인간 이외의 모든 것을 대상화한 말이므로 ‘생태’란 말을 쓰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생태 관련 책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그림이나 주인공이 친근하다 해도 무언가 학습을 목적으로 한다는 냄새가 나기 마련이니까요. 독서를 강조하다 보니 이야기성이 강한 책들도 과제처럼 여기게 된 것이 현실입니다. 이야기도 재미있고 읽다 보면 유익한 정보도 습득하게 되어 아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그런 정보책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환경과 관련된 주제를 다룰 때 우선해야 할 것은 아이들이 생태적 감수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친근한 캐릭터를 만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된 것이 북극곰이나 펭귄이 등장하는 그림책입니다. 펭귄이 등장하는 책을 함께 읽고, 낮은 연령에서 높은 학령까지 그 그림책과 더불어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남극의 생태적 중요성을 알고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들이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펭귄 365』는 어느 해 1월 1일부터 매일 한 마리씩 집으로 배달되는 펭귄들에 관한 그림책입니다. 엉뚱한 계획에서 시작된 사건이었지만 ‘사람도 펭귄과 다를 것이 없다’는 대목에서 주제를 짐작하게 됩니다. 중간 중간 나오는 펭귄 숫자 세기나 펭귄들을 정리하기 위한 계산식도 흥미롭습니다. 마지막 반전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는 즐거움도 줍니다. 읽어 줄 때 간단한 덧셈은 잠깐 시간을 두고 아이들이 암산해 보도록 기다려 주면 좋습니다. 낮은 연령의 경우 두 자리 수 덧셈이나 곱셈이 나오는 장면은 그냥 읽고 지나가도 됩니다. 중학년 이상은 아이들이 계산할 수 있게 기다려 줍니다. 장면마다 글이 길지 않아서 한두 번만 미리 읽어 두면 맛깔나게 읽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높은 학년의 아이들과는 이 책의 주제가 정리되어 있는 ‘삼촌의 말씀’ 부분을 함께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낮은 연령일 경우 이 부분을 축약해서 읽어 주는 것도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 그림책의 그림은 따라 그리기 쉬운 편이어서 아이들마다 각각 한 장면을 그려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작은 책 만들기로 책 내용을 줄여서 아이들 각자의 책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지우개로 만든 스탬프를 준비하여 적절하게 꾸밀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문구용 칼을 다룰 수 있는 청소년들이나 어른들이라면 펭귄 스탬프를 직접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한 뒤, 작은 책으로 꾸민다면 더 의미 있겠지요.

낮은 학년의 경우 친근한 펭귄을 각자 하나씩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해보았는데요. 책 전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펭귄의 형태가 단순해서 간단한 도안으로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해 보았습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두 개 이상 만들어 두 펭귄이 대화할 수 있게 꾸며도 좋을 것입니다. 보통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은 네 마리를 다 만들어도 좋습니다. 검은 색상지로 네 종류의 펭귄 캐릭터를 만들고 각 자세에 알맞은 펭귄 배 모양을 오려 붙이면 완성할 수 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펭귄들의 자세는 다양하므로 종류별로 하나씩 본을 준비해 둡니다. 보고 그리기가 어렵다면 본문을 확대 복사하여 본을 떠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크기는 8절 종이를 2번 접어 4등분하고, 펭귄 배는 A4종이에 네 개가 들어가도록 프린트 하면 됩니다.

나눠 준 본을 검은 색상지에 대고 밝은 색깔 색연필이나 연필로 가장자리를 돌려 그린 후 가위로 오립니다. 펭귄 본의 모양에 알맞은 배 모양과 눈을 오려 검은 색상지로 준비한 펭귄 모양에 풀로 붙입니다. 이때 번호를 붙여 두어 섞이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그림책 인물들이 그랬듯이 완성한 펭귄에게 이름을 지어 줍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이름을 붙여 준 펭귄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둘 것입니다.

짧게 축약하여 만들어 본 작은 책은 한동안 전시하여 친구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자세로 만들어진 펭귄들은 게시판이나 교실 벽면에 적당히 붙여 둡니다. 이때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은 말풍선을 준비하여 펭귄이 하고 싶은 말을 적어 함께 붙이는 것도 좋습니다. 대체로 생태계가 파괴된 결과를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제안하거나 자신들을 돌봐 달라는 내용이 나올 것입니다. 함께 활동한 다른 친구들과 짧게 이야기 나누고 주제 토론으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남극에 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런 책들을 같이 읽어도 좋을 것입니다. 『소피 스코트 남극에 가다』는 9살 여자아이의 일기로 들려주는 남극 이야기입니다. 쇄빙선 선장인 아빠를 따라 남극에 가게 된 소피의 탐구 정신과 호기심이 풍성한 정보와 함께 펼쳐집니다. 실제 남극을 여행한 작가의 체험담에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 더해져 만들어진 이 책은 남극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여러 가지를 보여 주고 체험하게 해 줍니다. 쇄빙선을 탄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라 표지를 부서진 남극 얼음이 떠다니는 듯이 꾸민 것도 인상적입니다. 표지에서부터 할 이야기가 정말 많은 이 책은 중학년 이상이라면 누구라도 좋아할 것입니다.

『20세기 최고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부제처럼 남극 탐험을 향해 멈추지 않는 도전을 했던 어니스트 섀클턴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책은 섀클턴의 생애를 다루기보다는 남극 탐험 사상 전 대원을 살려서 돌려보낸 모험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원제목도 ‘Shackleton’s Journey’ 인 섀클턴의 여정이에요. 탐험대를 모집하고 남극으로 떠난 탐험대원들과 함께 겪게 되는 일들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색연필만으로 이런 풍광을 만들어내고 남극에서의 생생한 모험담까지 전달해 주는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책 분량이나 내용상 높은 학년 이상, 청소년들도 좋아할 만한 책입니다.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탐험이나 모험에 대한 것도 다룰 수 있겠지만 참고 자료를 근거로 극지방 생태의 중요성, 보존해야 하는 까닭, 보존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김혜진 | 뒤늦게 그림을 배우고 서투르게 작업하던 중 그림책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그림책 독서교실을 운영하게 되었고 독후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지금은 그림책 서평을 쓰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읽는 교실도 운영하며 아이들 덕에 더 많이 배우며 지냅니다.

이 글에 나온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