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6월 통권 제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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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를 위한 임종길의 미술시간]
환경을 생각하는 미술 - 신문지를 이용한 만들기

임종길 | 2015년 06월

화이트 데이
당신께 달콤한 사탕 같은
나의 사랑을 선물합니다.
행여 과대 포장 된 바구니로 꼭꼭 숨겨 둔
나의 허세를 눈치채지는 않겠지요.
몇 개의 사탕을 내 사랑인 양 빨아 주시고
텅 빈 바구니는 당신의 허영으로 채워 고이 간직하소서.

몇 년 전 우연히 시내에 나갔다가 상점 앞에 높이 쌓아 놓은 사탕 바구니를 본 적 있습니다. 화이트 데이를 앞두고 화려하게 꾸며 놓고 고객을 기다리는 사탕 바구니 상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장된 화려함으로 한껏 멋을 낸 사탕 바구니가 내 눈에는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름답기는커녕 조금 추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사탕 몇 개를 꺼내고 나면 나올 한 아름 쓰레기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보면서 미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름다움의 기원

미의 기준은 시대마다 변해 왔습니다. 미술의 어원부터 생각해 볼까요? 아름다움을 뜻하는 한자어를 살펴봅시다. 한자어 미(美)는 양(羊)자와 큰 대(大)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큰 양이 아름답게 보였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고 대(大)자는 거슬러 올라가면 사람(人)의 의미도 있어서 양의 탈을 쓴 사람을 아름답게 여겼다고 짐작해 볼 수도 있습니다. 당시의 사회에선 양이 중요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몸집이 큰 양일수록 더 아름답게 보였을 수도 있겠고 제정일치 시대 제사장이 탈을 쓰고 제사를 지내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을 수도 있겠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당시의 제사장은 노래, 무용, 미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주술가이며 아티스트였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우리말 ‘아름다움’의 어원은 알다(知)는 의미의 명사형 ‘알음’과 그런 성질 특성이 있음을 나타내는 ‘답다’가 합쳐진 말로 본래는 지적 가치를 수식하는 말이었습니다. 요즘도 누군가 착한 일, 정의로운 일을 하면 그런 행동에 대해 ‘아름답다’란 표현을 씁니다.

어쨌든 인류 초기 미의 기준은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시대에 따라 미의 기준은 많이 변해 왔습니다. 오늘날 미의 기준을 생각하면 ‘다양성’ ‘개성’ ‘추함과 아름다움의 모호성’ 같은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만큼 하나로 정의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에는 생태, 환경적인 측면에서 미의 기준을 생각해 봅니다.

오늘날 인류는 환경 오염에 따른 지구의 위기를 말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미의 기준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처음 과장된 포장이 추하게 느껴졌다고 한 부분이 바로 이런 관점에서 느끼는 미의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미술 실기 과정에서 폐기물이 많이 나오는 실습은 자연스럽게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스티로폼 덩어리를 깎아서 하는 조각 수업이나 소석고를 이용한 소조 수업 같은 경우입니다. 이런 수업을 하고 나면 처리 곤란한 스티로폼 조각들이나 매립 처리해야 하는 석고 덩어리들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회에 걸쳐 버려지는 것들을 이용한 미술 시간을 가져 보려 합니다.

신문지를 이용한 인형 만들기

수업 목표 : 신문지를 이용해서 나만의 인형을 만들 수 있다.
준비물 : 신문지, 밀가루 풀, 납작 붓, 종이테이프, 종이컵이나 휴지 심, 채색 도구

읽고 난 후 폐지로 사용하는 신문지를 이용한 만들기는 오래 전부터 해 온 방식입니다. 신문지를 막대처럼 만들어 종이 그릇을 만들기도 했고, 신문지로 종이죽을 만들어 탈이나 그릇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방식은 오래 전 ‘인형 엄마’라 불리는 종이 인형을 만드는 작가에게 배워 수업에 활용했던 내용입니다. 시간이 나면 종종 집에서 이 방식으로 만들기를 합니다. 손에 풀을 묻혀 만들다보면 그림 그리는 것과는 좀 다른 기분 좋은 시간이 됩니다. 사람이 손으로 뭔가를 만든다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면 만들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 기본 골격 만들기
처음부터 너무 복잡한 것을 만들기보다는 가장 기본적인 인형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 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문지 인형은 재료와 만드는 과정이 사람에게 유해한 물질을 만들지 않고, 만들고 난 후 버려진다 해도 자연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골격은 버려진 종이컵이나 사용하고 난 휴지 심 같은 것이 좋습니다. 병이나 캔을 사용해 보기도 했는데 인형을 버릴 때 재활용하는 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종이컵 겉면에 그림처럼 부피를 만들어 종이테이프로 임시 고정합니다. 신문지로 부피감을 만들 때는 납작하게 접기보다는 신문지를 펼쳤다가 자연스럽게 꾸겨서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연스러운 덩어리 감을 살릴 수 있습니다.


• 신문지 붙이기
작업에 앞서 밀가루 풀을 준비합니다. 밀가루 풀은 밀가루를 조금 푼 물을 끓여 주면 됩니다. 가열하는 동안 나무 주걱으로 저어 주어야 바닥에 눋지 않습니다. 신문지로 만들 때 신문지에 풀칠해서 사용하는 방법이 간단하면서도 가장 중요합니다. 우선 신문지의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신문지는 결이 있습니다. 신문지를 잡고 손으로 잘라 보면 압니다. 세로로 자를 때는 반듯하게 주욱 잘라지지만 가로로 자르려 하면 반듯하게 잘려 나가지 않습니다. 앞으로 신문지에 풀칠해서 사용할 때는 주로 2장을 붙여 사용할 텐데 이때 결을 맞춰야 합니다. 그래야 마치 테이프를 사용하듯 길쭉하게 잘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문지를 펼쳐 봅시다. 반을 자르면 학교 책상만 한 크기가 되는데 그것을 다시 4조각으로 자릅니다. 그러면 A4보다 조금 작은 크기가 됩니다. 그 종이 전체에 납작 붓으로 풀칠을 합니다. 밀가루 풀은 묽은 수프 같은 상태가 좋습니다. 신문지가 충분히 젖을 정도로 풀칠을 한 후 위 아래로 반을 접어 붙입니다. 그리고 다시 위쪽과 아래쪽에 풀칠을 해 줍니다. 그러면 손바닥만 한 신문지가 풀칠로 충분히 젖은 상태가 되었을 겁니다. 그렇게 풀칠된 신문지를 결대로 잘라 사용합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신문지를 그냥 낱장에 풀칠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사용해 보니 붙이는 과정도 불편하고 작업 속도도 늦어져 좋지 않았습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풀칠한 신문지를 조금 크거나 작게 할 수 있습니다. 테이프처럼 잘라 사용할 때도 섬세한 부분을 할 때는 작은 조각으로 잘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볼륨 만들기
옆의 그림에서처럼 팔을 만든다고 생각해 봅시다. 팔 모양의 신문지 덩어리를 임시로 붙인 후 그 위에 자연스럽게 신문지 테이프(풀칠한 신문지)를 붙여나가며 완성하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다양하고 복잡한 볼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형태가 완성되면 최소한 겉면을 신문지 테이프로 서너 겹 정도 밀착해 붙여야 합니다. 그래야 마르고 나면 표면이 단단하게 마무리될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풍선을 생각해 봅시다. 바람을 넣어 부풀어진 풍선에 풀칠한 신문지 테이프를 고르게 서너 겹 붙인 후 말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비록 말랑말랑한 풍선이지만 겉면은 단단한 공처럼 되어 있을 것입니다. 풀이 밴 신문지가 말라 단단해졌기 때문입니다.

• 채색과 마무리
형태가 완성되면 겉면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한지로 붙여서 채색하기
한지를 이용해서 두 세 겹 붙이면 한지 고유의 따뜻한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그 위에 수채 물감으로 색을 칠해 완성할 수 있습니다. 한지는 수채 물감이 잘 스며들어 포근한 느낌으로 마무리된 인형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2. 밑색을 칠하고 채색하기
흰색으로 밑색을 칠하고 채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수채 물감으로 채색을 할 때는 호분을 사용하고 아크릴 물감을 사용할 경우는 젯소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호분 : 조개나 귤 껍질을 갈아서 만든 흰색 수채 물감. 질감이 있습니다.
* 젯소 : 흰색 아크릴 물감으로 아크릴이나 유화를 그릴 때 밑색용으로 사용합니다.

3. 신문지나 잡지로 색깔 내기
겉 표면에 별도로 채색하지 않고 신문지나 잡지 자체의 컬러를 이용해서 마무리하는 방법도 현대적인 느낌을 낼 수 있어 좋습니다.

신문지를 이용한 새 만들기

수업 목표 : 신문지를 이용해서 새를 만들 수 있다.
준비물 : 신문지, 밀가루 풀, 납작 붓, 종이테이프, 철사, 채색 도구


신문지를 사용하는 방법은 같습니다. 다만 새의 다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뼈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들기 전에 새의 기본 골격을 그려 보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사진을 보며 만들어 봅시다.

<새의 기본 골격 만드는 과정>

임종길 | 자연과 사람을 주제로 그림 그리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열두 달 자연과 만나요』 『두꺼비 논 이야기』 등을 펴냈으며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 『가랑비 가랑가랑 가랑파 가랑가랑』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녹색손’ 이름으로 꾸리는 자연 배움터 ‘도토리 교실’(cafe.daum.net/dotoliroom)에 오시면 더 많은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