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9월 통권 제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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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어린이 책 이야기

[작가를 찾아서]
구수하게 옛이야기를 풀어 내는 작가 서정오

김원숙 | 2004년 09월

서정오 선생님
어릴 때는 명절을 기다렸습니다. 새 옷 생기고 맛있는 음식 많고 어른들에게 옛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최고의 날이었습니다. 호랑이가 나오고 귀신도 나오는 옛이야기들. 구석방에 둥그렇게 둘러앉아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풍경을 보기 힘듭니다.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추석이 있는 9월을 맞아 옛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서정오 선생님을 만나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옛이야기의 구수한 맛을 생생하게 전해 주시는, 왠지 정이 가는 분입니다. 대구에 사시는 선생님께서 마침 서울에 오신다길래 찾아가 만나 뵈었습니다. 하얗게 센 머리에 회색 개량 한복을 입으신 선생님이 옛이야기에 나오는 도사 같으십니다.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선생님이 우리 옛이야기 들려주기 작업을 하시게 된 배경 이야기부터 듣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옛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근데 딱히 말씀 드릴 게 없습니다. 저는 어른이 아이들에게 옛이야기 들려주는 것을 아주 당연한 일로 여겼으니까요. 옛이야기를 듣고 자라서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밥 먹고 일하는 일상처럼 삶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밑천이 떨어지면 밑천을 찾아 옛이야기 들으러 다니고, 이 자료 저 자료 찾다 보니까 내 나름대로 저절로 옛이야기를 보는 눈이 생겼고, 어떻게 하면 옛이야기를 잘 들려줄까 생각하면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아는 사람들이 당신 아이들에게만 들려주지 말고 널리 알려 주면 좋겠다고 해서 책을 내기 시작했고요. TV가 보급되기 전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아마 모두 나처럼 생각할 겁니다. 특별한 목적을 갖고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것이 아닙니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옛이야기가 자연스런 삶의 일부였다는 것이 무엇보다 강력한 계기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많이 듣고 많이 들려주며 살아 왔다 하더라도 스무 권이나 되는 옛이야기 책을 내기 위해서는 많은 조사가 필요할 것 같아 옛이야기를 조사하고 모으는 일에 대해 알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방학이나 주말에 채록하러 가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 혼자서 채록하고 받아 적고 하는 것은 기대만큼 효과가 없어요. 요새는 얘기 잘 하시는 분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고요. 아는 고장에서는 채록하기 좋은데 모르는 곳에 가면 마을 이장 같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마을 노인정이나 정자에 가서 이야기판을 벌여서 이야기를 모읍니다. 근데 요즘은 좀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도시로 가서 사니까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를 오랫동안 안 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야기를 다 잊어 버렸어요.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게 해가 갈수록 힘이 듭니다. 구전되는 이야기를 글로 쓰려면 1차 자료가 필요한데 자료 모르는 일은 저 혼자로는 버거운 일이지요. 그래서 수집된 자료를 많이 이용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귀한 자료를 보내 주시는 분이 있어서 도움을 받기도 하지요. 제 손으로 모으기보다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봐야겠지요?”

도시화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것이 많은데 우리 옛이야기도 그 중 하나인가 봅니다. 지키지 못한 사랑 같았습니다. 그래서 옛이야기를 전해 주는 선생님의 노력이 더 값진 것이겠지요. 옛이야기를 찾는 노력 말고도 선생님이 옛이야기에 끼친 영향은 또 있습니다. 선생님은 판소리에서 고수가 추임새를 넣듯 말맛을 살려 옛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그래서 말하는 투로 옛이야기를 전하시게 된 계기를 선생님께 여쭈었습니다.

서정오 선생님 작품들
“이야기판이라고 하는 것이 열린 마당입니다. 옛날부터 이야기가 전승되는 모습을 생각해 보면 판소리하고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이야기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한 몸입니다. 이야기꾼은 이야기만 하고 듣는 사람은 가만히 이야기만 듣는 것이 아니라, 듣는 이도 끊임없이 이야기에 참여하고 자기 의견을 말합니다. 지혜담 같은 걸 이야기하면 참 꾀를 잘 썼다, 하면서 추임새같이 말을 넣기도 하고, 구연 기술이 부족해서 이야기꾼이 더듬거리면 듣는 이가 도와 주고요. 요즘 이야기 구연한다고 원고 외우고 틀에 맞춰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잘못된 것 같아요. 그것은 무대와 같지요. 원래 이야기판의 모습이 아니지요. 이야기판은 이야기꾼과 듣는 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거예요. 말하는 투로 쓰는 일은 입말의 맛을 찾는 일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이야기 들려주실 때 쓰는 말을 차근차근 들여다보면 입말의 원형이 들어 있어요. 옛이야기에 입말의 원형이 들어 있는 거죠.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에게 얘기 들려줄 때 글말로 들려주지 않잖아요. 옛이야기는 입말의 보물 창고입니다. 채록한 옛이야기 말을 살펴서 입말을 잘 알아야 할 일입니다. 될 수 있는 대로 그에 가깝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멀었어요. 연구를 많이 해야 됩니다.”

입말을 살려 옛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일이 서정오 선생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 일을 그저 우리 옛이야기 마당의 특성을 가능한 살리려고 애쓴 결과일 뿐이라고 하시며 옛이야기가 생명력을 가지고 퍼져 나가려면 글이 아니라 말로써 전해져야 된다고 강조하십니다. 입말에 가깝게 한다고 해도 글은 말처럼 살아 움직이지도 않고, 귀로 듣는 게 아니라 눈으로 보는 것이니까 옛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일은 차선책에 불과하다고도 하셨습니다. 어른들이 옛이야기 책을 보고 다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에야 비로소 선생님의 옛이야기 작업이 나름의 구실을 한다고 생각하신답니다.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에 대한 말씀을 듣다가 문득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언제 어떻게 옛이야기를 들려주시나 알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이야기 들려주기 자체가 삶 속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도를 가지고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하는 수업은 안 합니다. 자투리 시간이나 아이들이 지루하다고 하고 공부하기 힘들어 할 때나 아이들이 맡은 일을 훌륭하게 잘 했을 때 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집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꾸미게 되고 삶 속에서 터져 나오지 않으니까요. 아이들이 조를 때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들려주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습니다. 그 순간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옛이야기 끝 부분에 자주 나오는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선생님의 옛이야기에는 잘 살다가 어저께 죽었다, 하고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말들은 어떤 의도로 쓰신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반쪽이』 본문 중에서
“단순한 양념 구실입니다. 음식도 양념 치면 더 맛있지요. 그런 한 마디가 한바탕 더 웃게 하고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하는 것 같아요. 우리 이야기 문화에 그런 것이 있어요. 판소리는 사설이 길어서 이야기를 이어 가려면 지루하니까 군소리가 들어가요. 안 해도 좋은 소리죠. 이야기가 너무 반듯하면 재미없으니까 군소리를 집어넣는 거죠. 전승 이야기에 있는 겁니다. 옛날 방식을 내가 빌려서 쓴 것뿐입니다.”

재미있는 군소리를 섞어서 이야기를 하니까 이야기에 쏘옥 빠져들게 되는가 봅니다. 흥이 느껴지는 우리 옛이야기들. 그런데 재미나게 풀어 나간 이야기들 중에도 더 재미나는 게 있고 더 끌리는 인물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선생님 마음에 드는 옛이야기 주인공을 꼽으라면 누구인지 듣기로 했습니다.

반쪽이
“다 맘에 들죠. 사실 옛이야기 주인공들이 다 이름도 없는 약자입니다. 땀 흘리며 살아가는 서민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중에 꼽으라면 반쪽이가 맘에 들어요. 흉하게 생겼어도 반쪽이가 그걸로 절망하거나 슬퍼하지 않지요. 몸이 반쪽밖에 없어도 슬기롭고 용감하고 효성 지극하고……. 그만하면 매력 있는 인물이죠. 장가드는데 정승 집 딸을 훔쳐 가면서 반쪽이 정승 집 딸 업어간다, 소리치고 나와요. 당당한 것도 맘에 들어요.”

어려움도 별일 아닌 듯 헤쳐 나가는 주인공들이기에 마음에 힘을 주나 봅니다. 매력 있는 주인공들 얘기에 이어 선생님의 독특한 옛이야기 분류에 대한 이야기도 마저 나누었습니다. 구비문학 연구자들의 옛이야기 분류법에 따르지 않고 선생님은 나름대로 신기하고 무서운 이야기, 일깨우는 이야기, 우스운 이야기 등 주제에 따라 옛이야기를 분류하십니다.

“제가 독자들이 찾아 읽기 쉽게 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덩어리로 나눈 것입니다. 덮어 놓고 서양 이론을 따르고 싶지 않은 뜻도 있습니다. ‘나무꾼과 선녀’와 비슷한 이야기가 몽골, 인도, 동남아에도 전승돼요.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느냐 하는 문제는 비교문학에서도 학설이 갈라지지만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니까 비슷한 이야기가 생길 수 있을 겁니다. 영향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할 수 없지요. 우리가 잘 아는 ‘금도끼 은도끼’ 이야기도 서양 이야기거든요. 다른 나라에서 영향 받은 이야기가 우리 나라에 있는 것도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옛이야기에는 나라마다 겨레마다 독특한 성격이란 것이 있습니다. 우리 이야기는 서양 이야기에 견주어 보면 훨씬 민중성이 강합니다. 옛이야기를 눈여겨보는 분들은 알 겁니다. 흔한 왕자 공주 이야기가 우리 이야기에는 없습니다. 신분도 열에 아홉이 약자입니다. 이름까지 없어요. 서양에도 이름 없는 경우가 있지만 잭, 이반, 한스같이 이름을 갖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름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약자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외모도 평범하고 못생겼어요. 이야기를 만든 백성들이 자기 모습을 주인공에 비추려고 했다고 보여요. 우리 이야기의 민중성이 아주 강한 특성을 외면하거나 소홀히 하면 어리석음에 빠집니다. 우리 이야기만의 독특한 성격을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좀 딱딱한 이야기들을 나눈 것 같지만 옛이야기에 대한 공부를 한 것 같아 뿌듯하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책 읽기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케케묵은 옛날 이야기를 현재를 사는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 되는 것인지, 옛이야기가 지닌 의미는 무엇인지 짚어 주시라고 부탁 드렸습니다.

서정오 선생님 서가
“옛이야기는 첫째, 전승의 맥을 잇는다는 점에서 들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꼭 옛이야기로 찾으라는 법은 없지만 옛이야기에 우리 정서가 많이 담겨 있으니까 우리 겨레의 정체성을 찾는 데 힘이 될 겁니다. 우리 겨레의 아들딸로 기르는 길이라고 봅니다. 둘째로는 교육 효과입니다. 아이들 정서가 메마르다고 걱정하는데 그럴 때일수록 아이들이 변치 않는 것에 대한 믿음과 착한 사람은 복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옳음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보는 이도 있지만 우직한 믿음이 아이들에게 힘이 될 겁니다. 그런 정서의 효과 외에도 옛이야기의 깨끗한 입말이 우리 말을 공부하고 우리 말의 묘미를 느끼는 데도 좋지요.”

옛이야기의 가치와 의미가 이렇게 컸구나, 의미와 재미를 겸비한 옛이야기를 아이들과 많이 나누어야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두둑하게 먹고 배 두드리듯, 많이 배우고 여유로워져서 이제 선생님의 어린 시절 추억 한 자락도 들었습니다.

“옛이야기가 삶 속에 녹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놀면서, 일하면서, 먹으면서 옛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책이라는 교재를 통해서가 아니고요. 옛날 아이들이 다 그랬던 것처럼 어릴 때는 일을 했지요. 고추밭, 콩밭 맬 때 어머니 매는 고랑 옆 고랑을 내가 매고 가면 어머니가 옛이야기를 해 줍니다. 나는 아이니까 늦게 매는데 이야기를 들으려고 기를 쓰고 밭을 맸던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가 밭을 빨리 매려고 쓴 술수였는지, 재미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술수였대도 멋있는 술수였다고 봐요. 마을 공동체에서도 이야기를 즐겼지요. 우리 마을에 살던 한 아저씨가 해 주는 얘기를 들으려고 저녁을 먹고 아이들이 모였지요.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이야기가 그렇게 맛깔스러울 수 없었어요. 자기가 겪었던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숨을 죽이고 들었어요. 어른과 아이를 이어 주는 줄이었고 이야기 문화의 맥이었지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고된 농사일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을 옛이야기를 이론적인 말이 아니라 체험의 말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감 넘치는 이야기 세계에서 살면 공부에 힘든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풀어질 것도 같았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옛이야기 세계를 맛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온전하게 그 문화를 이어 가는 건 힘듭니다. 생활이 옛날과 많이 바뀌어서 원형을 고집한다는 것도 우습고요. 오늘에 맞게 고쳐야지요.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이야기 마당의 미덕을 살려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정에서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끊어진 이야기 전승의 문화를 한 순간에 되살릴 수는 없고 더욱이 이른바 ‘386세대’는 옛이야기 전통이 끊긴 이후의 세대니까 되살리자고 말만 해서도 안 됩니다. 어른들이 이야기의 재미를 느끼고 그 효용성을 알아야 합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생각이 안 난다고 하는데 그건 이야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요.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면 됩니다. 또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책을 읽어 주면 아이들이 집중을 안 한다고들 하는데 아이들도 처음에는 낯설거든요. 낯선 것은 삐걱거리기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안 듣는 아이라도 서너 번 듣다 보면 익숙해져요. 놀랍게도 이야기 재미를 아이들이 빨리 알아차려요. 이야기꾼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청이 순이』 표지
옛이야기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제 선생님의 창작집 『언청이 순이』 이야기로 옮겨 갔습니다. 약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스민 단편들이 들어 있는 그 작품집에 관해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인다는 저의 흔들리지 않는 굳은 믿음으로 쓴 것입니다. 그렇지만 잡화점처럼 중편이나 꽁트도 있고, 저학년·고학년 작품이 모아져 있어서 부끄럽습니다. 근 10년 동안 쓴 것입니다. 마음은 훤해도 창작이 힘들어서……. 옛이야기 쓰면서 더 못하게 되었습니다. 옛이야기만큼 건강한 생각을 담은 이야기, 무게가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책을 쓸 자신이 생기면 앞으로 창작물도 쓸 계획입니다.”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님께서 『언청이 순이』 머리말에서 서정오 선생님을 ‘우리 말을 아주 깨끗하게 쓰시는 분’이라고 칭찬을 하셨던 말씀을 실마리로 이오덕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도 잠시 나누었습니다. 선생님이 교사로 일하면서 어린이 문학에 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이오덕 선생님께 감명 받았고, 지금도 이오덕 선생님의 건강한 생각과 믿음을 본받으려고 노력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오덕 선생님은 강한 신념 때문인지 겉으로는 완고해 보이지만 속정이 깊은 분이셨다고 합니다. 차분하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선생님의 기차 시간이 다 되어 이야기를 정리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날씨에 기운 쭉 빠질 텐데 많은 질문에 조근조근 답해 주신 선생님이 고마웠습니다. 돌아와 만남을 되짚다가 여쭈어 보지 못한 부분도 있다 싶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 만남이 끝은 아닐 테니 다음에 또 좋은 이야기 더 들어야 되겠다 싶었습니다. 선생님이 옛이야기에 남기고 계신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옛이야기의 의미를 마음에 두게 된 뜻 깊은 시간으로 마음에 남습니다.
김원숙 / 오픈키드 도서 컨텐츠팀장. 대학에서 정치 외교학을 공부했지만 아이들과 놀기, 책 읽기를 좋아해서 어린이들과 더불어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오래 하였고 지금도 어린이 책에 파묻혀 지냅니다. 우리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으며 행복하기를 바란답니다.

이 글에 나온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