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03월 통권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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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모, 성장의 꽃

김원숙 | 2003년 03월

좋아하는 사람은 만나고 싶고 좋아하는 작품은 읽고 싶습니다. ‘까모’ 이야기는 챙겨 읽고 싶은 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나’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까모’의 성장 기록.『까모의 탈출』은 자기 몫의 고민을 해결하며 자라는 아이들의 성장 기록 마지막 장입니다.

자전거 타기를 두려워하던 까모가 기적처럼 자전거를 잘 타게 되지만 자전거 때문에 비극을 맞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영화「폭풍의 언덕」을 보러 가다가 차에 치여 혼수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바보라고 무시당하던 반 친구 랑티에는 그 악몽 같은 소식을 듣고 까모를 죽음에서 구해낼 엉뚱한 방법을 내놓습니다. 쉬지 않고 까모를 생각해서 까모를 죽음에서 구하자고. 그것밖에 할 수 없었던 나와 랑티에는 필사적으로 까모를 생각하고 결국 까모는 살아납니다.

누군가를 생각함으로써 그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어리석어 보이는 믿음이지만 그 믿음에 기대고 매달렸던 나와 랑티에는 까모를 죽음에서 탈출시킵니다. 친구를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는 마음. 우정이란 게 이런 거구나 느끼게 합니다.

진지한 생각 말고도 ‘까모’ 이야기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은 복잡하고 비밀스런 사건 전개입니다. 혼수상태에 있던 까모는 수수께끼 같은 말들을 쏟아놓습니다. 그 말들은 혁명가였던 까모의 증조할아버지의 삶이나 까모가 읽었던 수많은 명작들과 연관되면서 우리에게 지적 충만감을 안깁니다.

증조할아버지와 이름이 같은 까모. 그루지야 말로 까모는 꽃이라고 합니다. 까모와 친구들의 성장기인 네 편의 ‘까모’ 이야기에서 이제 주인공 이름이 왜 까모인지, 영어 공부에 왜 도전했는지, 중학생 되기 실습을 해야 했는지, 크라스탱 공포증을 어째서 거치게 되었는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숱한 경험 속에서 도전과 용기, 믿음과 우정과 사랑과 지식을 느끼고 배우며 성장의 꽃을 피운다는 것. 까모의 이름 속에 그런 숨은 뜻이 있는 건 아닌지……. 나무처럼 추위를 견디고 차츰 큰 나이테를 그어가도록.

수수께끼처럼 뒤엉켜 일어나던 사건이 긴장 속에 따스한 결말을 향해 가는 줄거리. 책을 많이 읽어 모르는 게 없고 기발한 생각을 잘 해서 ‘세기의 아이디어’라 불리지만, 결정적으로 남들이 다 하는 것은 잘 못하는 유별나고 감수성 예민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러워하고 꿈꾸는 인물 설정. 게다가 깊이 있는 심리묘사와 지적인 내용. 이야기가 지녀야 할 미덕들을 고루 갖춘 작품입니다.

오픈키드 도서 컨텐츠 팀장.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지만, 아이들과 놀기, 책 읽기를 좋아해서 어린이들과 더불어 책 읽고 글쓰는 일을 오래 하였습니다. 지금은 오픈키드 도서 컨텐츠팀에서 아이들 책에 파묻혀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으며 행복하기를 바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