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01월 웹진 제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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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깊은 책 이야기

[즐겁게 어린이 책 읽기]
남을 배려하는 멋진 어린이

박현옥 | 2002년 01월

어린이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자신을 이해하게 됩니다. 어린 아동들은 세상에 난 지 2년 정도가 지나면 다른 사람과 분화된 존재로서 자신을 이해하게 되며 또한 자신과 다른 생각과 감정을 지닌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점차로 나를 강하게 주장하게 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느낌, 생각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쉿! 엄마 깨우지 마!』표지
엄마가 슬픈 드라마를 보면서 슬픈 얼굴을 하고 있을 때 등을 살며시 두드려 주는 아이는 부모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지요. 때로는 자신이 아끼는 장난감을 친구에게 뺏기지 않으려 내 것임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장난감을 갖고 싶어하는 표정의 친구에게 아낌없이 주는 마음도 표현나지요. 이런 예쁜 어린이들에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 가는 이야기를 들려 주세요.

『쉿! 엄마 깨우지 마!』는 엄마의 생일을 맞은 다섯 마리 아기 원숭이가 엄마를 향한 사랑을 실천하는 이야기입니다. 엄마가 깨지 않도록 서로 주의를 주며 생일 케이크를 만드는데, 부엌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벌어집니다. 오븐 속의 빵이 타면서 소방차와 소방수 아저씨가 달려오지요. 무사히 완성된 케이크를 보며 엄마를 향한 사랑과 서로 돕는 마음을 느끼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콩콩이는 오늘따라 공차기도 재미없습니다』표지
때로 아이들은 자기의 감정이 재대로 된 것인지 안 된 것인지 자신없어 한답니다. 언제나 착하고 씩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지금 자기가 무서워하는 마음이라든가 속상해 하는 마음을 가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다른 친구들도 모두 그런 감정을 느낀다고 사실을 알도록 돕는다면 자기의 감정을 보다 솔직히 표현할 줄 아는 어린이로 성장하겠지요.

『콩콩이는 오늘따라 공차기도 재미없습니다』는 엄마의 심부름을 나선 콩콩이가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하여 만나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아주 세심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혼자 놀이에 심심해진 아기 토끼 콩콩이에게 엄마는 심부름을 시킵니다. 신나서 나선 콩콩이는 길을 잃은 아기 두더쥐, 아기 다람쥐를 만나 집을 찾아 주고 심부름도 잘 했는데 그만 날이 어두워져 길을 잃고 맙니다. 남을 도와 줄 때의 씩씩함은 사라지고 무서움에 떨고 있는데 마음씨 좋은 곰 할아버지가 나타나 집까지 데려다 줍니다. 좋은 일을 하고 났을 때 가슴 속에 밀려오는 순수한 뿌듯함이 어린 콩콩이의 말과 표정에 가감 없이 잘 그려진 창작 동화를 읽으면서 우리 어린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게 되겠지요.

『마쯔와 신비한 섬』표지
‘행복하게 끝나는 이야기’와 ‘슬프게 끝나는 이야기’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어린이들의 생각의 폭을 넓혀 주고 낮선 세계에 대한 이해와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넉넉함을 느끼게 해 주는 이야기로『마쯔와 신비한 섬』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름다운 그림에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재미를 더함으로써 어린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그림책입니다.

『너랑 안 놀아』표지
『내 친구 루이』표지
『너랑 안 놀아』에는 어려서부터 생명을 존중하고 세상을 과학적으로 배우고 이웃과 더불어 평등하게 살아 가기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친구들과 어울려 잘 놀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준답니다. 소꼽놀이할 때는 엄마를 시켜 달라고 우기고, 술래잡기에선 술래를 안 하겠다고 토라지고, 달리기에 지면 다시 달리자고 우기는 바름이를 보면서 친구끼리 놀 때 지켜야 할 일들, 친구와 잘 어울리는 법을 익힙니다.

『내 친구 루이』는 자기만의 세계에 몰입해 있는 자폐 성향을 가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통하여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워 주는 책입니다. 인형극을 보고 루이가 마음을 열어 가는 과정과 이러한 과정을 돕는 친구들의 따사로운 마음이 잘 표현된 이 이야기는 나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 가는 방법을 알려 주고 이해하는 마음을 키워 주겠지요.

유아들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다는 상황을 설정한『유모차 나들이』는 참 정다운 이야기입니다. 부드러운 색으로 그린 수채화와 단순한 선을 살린 그림도 유아들이 보기에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숲 속에 엄마와 나들이를 갔다가 잠시 잠든 아이. 날아 온 나비 때문에 잠을 깨어 나비와 개구리, 오리, 곰을 차례로 유모차에 태워 줍니다. 그러다 힘들어 잠시 자고 나서 혼자 무서워 울고 있을 때, 동물들이 다시 와 아이를 달래 주고 엄마 있는 곳으로 보내 줍니다. 동물들도 너처럼 무서워하고 동물들도 엄마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참 중요한 발견이지요.

『유모차 나들이』표지와 본문
오늘도 칭얼대고 내 것이나 내 마음만을 주장하는 어린이들에게 참 많은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내어야 겠지요.
박현옥 / 1962년생. 성결 대학교와 김포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십니다. 이화 여자 대학교 특수교육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셨고, 장애 유아에 대해 사랑과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계시지요. 이화 여자 대학교 언어 청각 임상 센터에서 오랫동안 연구원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이 글에 나온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