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월 통권 제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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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찾아서]
열정과 당당함으로 자유를 향해, 그림 작가 이혜리

김원숙 | 2004년 10월

이혜리 선생님
아이들 세계를 재미있고 발랄하게 그림책에 담아 온 이혜리 그림 작가. 우리 나라 그림책을 말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데굴데굴 굴러가네』 『고릴라야, 힘내!』 『노래 나라 동동』 『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 『주먹이』 『우리 몸의 구멍』 『이게 뭔지 알아맞혀 볼래?』 『비가 오는 날에…』 『꼬리가 있으면 좋겠어!』 등 많은 그림책을 내 놓았습니다. 일러스트 작업을 시작한 1986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찾아간 작가의 작업실은 산뜻했습니다. 특별한 꾸밈도 없고 그림 한 점 걸려 있지 않은데도 뭔지 모를 멋스러움이 스며 있었습니다. 방 한가운데 사선으로 놓인 큰 책상과 작업하고 있는 그림책 밑그림들만으로도 충분히 그림 작가의 작업실임이 느껴졌습니다. 창 밖의 나지막한 산을 보며 여유롭고 즐겁게 작업하시겠구나 상상하였습니다. 먼 길을 왔다고 선생님이 큰 접시에 포도, 오렌지며 치즈를 준비하시는 동안 작업실 구경을 하고 사진도 몇 컷 찍었습니다. 그리고는 작은 탁자 앞에 마주하고 두런두런 그림책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나라 그림책의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은 몇몇 작품을 비롯하여 대부분 가르침보다는 즐거운 놀이로, 슬픔보다는 밝고 경쾌함을 표현한 그림책들에는 선생님의 취향이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작업실 전경

“저는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뒤통수를 딱 치며, 아! 하고 웃게 하는 그런 그림을 좋아해요. 그런 힘을 기르려면 카툰(cartoon)을 많이 봐야 되지요.”

『노래 나라 동동』 본문 그림
말씀하시며 좋아하는 카툰 책 한 권을 보여 주셨습니다. 한 컷으로 세상의 문제점을 꼬집어 가슴을 통쾌하게 하는 카툰의 매력을 몸에 익히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탈이라는 우리 전통을 이야기한 『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나 전래 동화 『주먹이』에서 그림을 무겁지 않게 끌어 간 까닭이 조금 이해되었습니다. 우리 전래 동요를 그림책으로 구성한 『노래 나라 동동』에 쓰인 말풍선도 그 영향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런 재미나고 발랄한 선생님의 그림책들 가운데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것은 『우리 몸의 구멍』입니다. ‘구멍’이라는 실마리로 사람의 몸을 탐구하게 하는 과학 그림책이지요.

“그 전에 『데굴데굴 굴러가네』 그림책을 하면서 허은미 작가와 신뢰감이 생겼어요. 서울에 갔을 때 돌베개어린이 사무실에 들렀더니 ‘우리 몸의 구멍’ 책을 기획하고 있었어요. 옆에는 일본 그림책이랑 외국 그림책들이 쌓여 있고 더미 북도 있었는데 저한테 어떠냐고 물었지요. 그래서 제 나름의 비판을 하기도 했어요. 애정이 있으니까 비판도 한 거지요. 하지만 기획력이 있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끄집어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책 그림을 제가 맡아 그렸는데, 내가 너무 잘한 것 같아 스프레이 뿌리고 간지 작업도 하고 전화 하지 마, 하는 메모까지 해서 보냈는데 얼마 후에 전화가 왔어요. 고민이 많다고, 1년 쉬다 보니까 감각이 아직 안 살아났나 보다고 그래요. 그 때서야 내 눈에도 문제가 보였어요. 얘기 듣고 내용의 3분의 1을 줄이고 다시 그린 겁니다. 장식성 있던 그림을 버리고, 원색을 쓰고 현란하던 부분을 고쳤어요. 디자인을 문승연 씨가 했는데 표지와 속표지를 바꿔 놓았더라고요. 그게 더 좋았어요.”

『우리 몸의 구멍』 표지
과학 지식을 아이들에게 흥미롭게 전해 준다는 면에서 『우리 몸의 구멍』은 큰 성공을 거둔 것 같습니다. 다음에 뭐가 나올까 아이들 마음에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끝까지 책을 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비 오는 날 아이들의 상상 세계를 그린 책 『비가 오는 날에…』 이야기로 들어갔습니다.

“여름에 책상에 앉아서 20세기 미술을 공부하는데 갑자기 냄새가 쏴악 나는 거예요. 고개 들어 보니까 비가 쫙 쏟아져요. 비 냄새가 좋더라고요. 그 때 까만 우산을 쓴 치타의 뒷모습이 생각났어요. 저는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 컷이 있으면 그려 놓거나 메모해 놓는 습관이 있는데 예전에 그렸던 우산 쓴 치타의 모습이 막 떠올랐어요. 이렇게 비 오는 날 치타가 우산 쓰고 오겠지. 또 내가 그리던 파지에다 아들이 연필로 그렸던 공룡, 호랑이, 사자, 치타, 용 같은 동물도 생각나고요. 이렇게 비가 올 때 치타나 공룡 등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걸 이야기로 엮으면 재미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일사천리로 더미 북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좀 욕심이 생겨 비의 이름도 다양하게 표현해 보고 싶고, 비 내리는 모습도 의성어 의태어 다 써서 설명했어요. 그런데 그러니까 내가 제일 표현하고 싶었던 싸아한 비 냄새가 안 나는 거예요. 많은 장식들 때문에 본체가 가려졌던 거지요. 그 때문에 절제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비 오면 올라오는 비 냄새에 이끌려 시작한 그림책 한 권. 하지만 이 그림책은 선생님의 감성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하십니다. 작가의 감성과 화력 외에 어떤 힘들이 그림책을 만들게 하였던 걸까요?

“이 책은 나 혼자 만든 책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줄곧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검은 우산을 쓴 치타, 내 아들, 할머니, 어머니, 언니, 그들 모두의 생각들을 내가 비를 매개로 한 곳에 모은 것이지요. 책 내용은 엄마와 아이가 묻고 대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아이가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아들과 묻고 대답하며 이야기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어느 인터넷 사이트의 독자 서평란에서 ‘그림을 성의 없게 그렸다’는 글을 읽고 내심 내가 정말 열심히 하긴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힘들게 선 연습을 하며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그림 선들이 어색해 보이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성의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편해 보인다니 다행이다 싶었죠.

『비가 오는 날에…』 표지와 본문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선은 사자가 물 먹는 장면에서의 빗줄기에요. 책에는 장대비가 두 장면 나오는데 이 장면과 호랑이 장면이죠. 같은 장대비지만 호랑이 장면에서는 빽빽한 빗줄기가 마치 담벼락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고, 사자 장면에서는 마치 수돗물 줄기처럼 굵게 내리꽂히는 느낌을 주어야 했지요. 그런데 굵은 빗줄기의 표현이 어찌 그리 안 되던지……. 그 고민을 어머니께서 해결해 주셨어요. 서예를 하시는 어머니 말씀이 붓글씨 쓸 때 획에서 힘을 느끼게 하려면 내리긋는 획 끝을 뭉툭하게 한다고 그렇게 해 보라고 하셨죠. 물론 문제는 잘 해결되어 아주 마음에 드는 선이 완성되었죠. 그리고 언니의 도움도 있었어요. 빗줄기가 우산에 부딪혀 물방울이 튀는 모습을 그리게 된 것은 언니의 아이디어였어요. 덕분에 빗줄기가 생동감을 얻었지요. 또 걸어다니는 나비가 나옵니다. 오래 전 할머니 댁에 갔을 때, 할머니께서 창틀을 가리키며 ‘혜리야, 아까 나비 한 마리가 창틀 위를 가만가만 걸어가더라.’ 하셨어요. 그 때 엉뚱하게 느껴졌던 시각 이미지가 계속 마음에 남아 있다가 비집고 나와 이 책에 등장했습니다. 나는 그림책을 만들 때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러면서 피드 백도 하고요. 그 과정을 즐기는 편인데 이 책은 특히 그런 즐거움이 많았던 책입니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펼쳐 가기 위해서, 느낌을 잘 전하기 위해서, 작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하고 주변의 자극도 많이 받아야 되는 거구나 새삼 느낍니다. 이런 가족들의 도움 말고도 이 그림책에서는 정병규 디자이너의 도움이 컸다고 합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라고 제목을 붙여서 만든 더미 북을 슬쩍 정병규 선생님께 보여드렸어요. 재미있어 하셔서 기회다 싶어 디자인을 부탁드렸지요. 내가 꼭 말하고 싶은 주제의 그림책을 할 때 선생님께 디자인을 부탁드려야겠다 마음먹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기회가 일찍 와서 흥분까지 되었었죠. 정 선생님의 스타일은 작가가 갖고 있는 사고의 물길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작가 스스로에게 맡겨두다가 가끔씩 작가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나를 작가 스스로 깨닫게끔 해 주십니다.”

비를 매개로 작가의 감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연결되어 나온 그림책. 욕심을 안 내고 정직하게 다가가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책의 마지막 장면이 끔찍스러우면서도 웃음이 났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천둥과 번개가 치는 날 동물들과 아빠는 뭘 하고 있을까 하고 아들에게 물으니, 다들 빨래하고 목욕한다며 커다란 욕조에 들어가 있는 그림을 그리대요. 나중에 검은 우산을 뒤집어 타고 해바라기 하는 장면으로 바뀌었지만 아들이 이야기한 빨래하는 이미지도 살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동물들이 빨 것이 뭐 있나요, 가죽을 옷이라 생각하고 빨아 말리는 것으로 표현했죠. 기존 관념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재미있는 상상들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약간은 ‘엽기적인’ 치타의 모습이 그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까지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비가 오는 날에…』가 오래 벼르던 선을 표현하는 기회였다고 말하였습니다.

“시각 디자인학과에 다니면서 그 학과에 별로 만족하지 못했어요. 내가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디자인과 학생은 정밀 묘사 잘 하고 로트링 선도 깔끔하게 잘 그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었고 조를 이루어 공동 작업들도 많이 했죠. 나는 한없이 꼼꼼한 것 같아도 털털한 면이 있고, 남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도 여럿이 한 작업을 한다는 것이 싫었어요. 그래서 부전공으로 회화를 했죠. 여럿이 함께하는 꼼꼼한 작업을 하다가 숨이 막히면 회화과로 가서 죽죽 붓질을 해 댔죠. 나중에 회화와 디자인의 중간쯤에 자리잡은 일러스트레이션을 하는 사람이 되었고요. 그 당시는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말도 생소할 때라 대학원에 가서 혼자 이것저것 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마침 그 때 동서문화사라는 출판사에서 ‘삽화가’를 모집해서 취직도 했지요. 회사에서 많은 공부를 했어요. 당시 귀했던 외국 서적들도 원없이 보며 안목을 높였고, 일러스트레이션이 하고 싶어 모였던 동료들과 경쟁하며 많이도 그렸죠. 정말 많이 그렸어요. 그리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드러나더군요. 나는 펜 터치의 그림을 좋아하고 또 잘했어요. 나만의 펜 터치 기법을 만들고 싶어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 1.2mm 로트링 펜 선과 0.1mm 로트링 펜 선이 겹치는 것이 마음에 들어 이거다 싶었죠. 표현 수단이 자기 개성이고, 기법의 특수성이 개성인 줄 알던 때에 그 기법의 발견은 마치 무기 같은 도구였어요. 1986년에 연 개인전을 계기로 프리랜서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데뷔해서 6년쯤 되었나, 펜 터치라는 수단이 나를 옥죄고 내가 수단에 이끌려 가는 것 같아서 ‘선’ 그림을 멈췄습니다. 오랜 시간 후에 다시 그린 선 그림이 『비가 오는 날에…』고요. 적어도 기법의 특수성이 작가의 개성은 아니다, 라는 단계에서 그린 그림이지요.”

이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펜 터치보다는 글의 성격에 맞는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더 실력을 키워 펜 터치로 ‘장주의 나비 꿈’ 이야기를 그려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펜 터치에 대한 애정을 실감하였습니다. 또 좋아하는 색, 그림책에 자주 등장하는 줄무늬 윗도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 본문 그림

“노란색을 좋아해요. 파란색과 노란색이 배치되었을 때가 더 좋고요. 옛날에 스페인에 갔을 때 그 곳의 노랗다 못해 오렌지 빛이 나는 땅과 코발트 빛 하늘의 기막힌 조화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는데 그 기억을 아직도 품고 있어요. 우리 자랄 땐 줄무늬 옷이 많았어요. 엄마가 떠 준 털실 옷도 줄무늬고, 그러다 대학 졸업 때쯤 유행이 바뀌었는지 줄무늬가 드물대요. 어린 시절의 기억이 좋았던 건지 아니면 그 시각적 선명함에 끌렸던 건지 즐겨 입었어요. 내가 좋아서 끌리니까 그리게 되었지요. 내가 줄무늬 옷을 안 입을 때쯤 내 아이에게 입혔었는데, 그 때의 기억이 예뻐서 등장 인물에게 계속 입혔나 봐요. 책에서 엄마는 나, 아이는 내 아들이지요. 재밌잖아요.”

선생님은 좋아하는 화가가 파블로 피카소라고 합니다. 자기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이루어 낸 힘이 놀랍다고 합니다. 선생님도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추구하는 마음에서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림책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과 다른 그림책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 생각에는, 나이를 먹을수록 나 자신이 여러 모로 나아지는 것 같아요. 그림도 그런 것 같고요. 옛날 그림에 부족한 것도 보이고요. 내가 완벽해진다는 말이 아니라 변해 가는 것을 보는 일이 좋아요. 『비가 오는 날에…』 하면서 저는 집착으로부터의 자유와 해방감을 맛봤어요. 앞으로 자유롭게 다른 걸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나에게 전환기적인 그림이었어요. 소양도 자신감도 커졌다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다음 작품에는 느낌을 이미지로 표현해 보자 하는 생각으로 전질에 있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했어요. 라인을 똑 떨어지게 하지 않고 라인을 없애려고 했지요. 그리고 나서 소품으로 『꼬리가 있으면 좋겠어!』도 했어요. 그림 자체가 예술성과 볼거리를 주어야 되겠다 싶었고 안 좋아했던 색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색감을 다양하게 했어요. 위에 칠한 색을 갈아서 밑색이 보이게 했지요. 색깔을 가지고 잘 놀았지요. 내 마음이 실린 것 같아요.”

『꼬리가 있으면 좋겠어』 본문 그림

이제까지 오랜 기간 그림책 작업을 해 왔지만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걸어온 길보다 더 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북돋우며 작업을 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나를 칭찬해 줘야지 안 그러면 주눅 들어서 못하죠. 나의 모든 것이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인데, 내가 나를 복돋워 주며 자신감을 가지려 하죠. 나는 자유스럽게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나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생각도 더 커지고 화력도 따라 주면 좋겠고요. 내가 내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는 것은 내 그림에 관심을 가져 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항상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열심히 자기 길을 가고 있으므로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은 더욱 든든한 힘이 될 것입니다. 열정은 좋은 작품을 낳고 또 좋은 작품은 사람들의 애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일을 다 끝내고 책상 쓸 때가 가장 좋다는 선생님. 자신에게 맞는 그림책 세계를 세웠다가 그 세계를 버리고 자유를 만끽하며 다시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고 있으니 열릴 새 세계들이 자못 기대됩니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새 책 『커다란 애벌레가 꿈틀꿈틀』(가제) 은 그래서 더 기다려집니다. 좋아하던 펜 터치를 버리고 미국으로 떠났지만 아들이라는 좋은 선물을 얻어 귀국하고 지금까지 그림책 작업을 계속하는 자신의 경험 속에서 선생님은 깨달음을 하나 얻었다고 합니다. 양손에 들었던 것을 하나 포기하고 한 가지에 몰두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했던 하나가 다시 내게 따라온다는 삶의 이치랍니다. 사람은 세상을 만나고 느끼고 배우며 사나 봅니다. 이혜리 선생님과의 만남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느끼고 배우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림책에 열정을 쏟고, 그리고 자신이 쏟은 열정에 당당한 작가가 있는 부산의 저녁 거리가 활기찼습니다.
김원숙 / 오픈키드 도서 컨텐츠팀장. 대학에서 정치 외교학을 공부했지만 아이들과 놀기, 책 읽기를 좋아해서 어린이들과 더불어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오래 하였고 지금도 어린이 책에 파묻혀 지냅니다. 우리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으며 행복하기를 바란답니다.

이 글에 나온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