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통권 제1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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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새 둥지 새 꿈
열린어린이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14년 만의 이사입니다. 강산이 변하고 다시 반이 변하는 시간 동안 지내던 동교동 둥지를 떠났습니다. 2002년 가을에 첫 이사를 하고 웹진으로 나오던 열린어린이가 두 달 후 월간지로 발간되었으니 동교동 둥지는 열린어린이의 고향이랄 수도 있을 겁니다.

짐을 정리하다 보니 십여 년 세월 속에 잠겨 있던 옛 흔적들이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인터뷰 때 찍었던 작가 사진, 이전 회의 자료 복사물, 교정지들, 층층이 쌓여 있다 십 년 만에 다시 펼쳐진 책들…, 잊고 지내던 지난 시절로 시간이 되감겼습니다. 동료끼리 나눴던 이야기, 책을 읽다 뭉클했던 순간들, 함께 궁리했던 일들이 휘리릭 눈앞을 스치며 온갖 느낌과 생각이 오갔지요.

서교로의 열린어린이 새 둥지에는 창밖으로 아직 어린 자작나무가 흔들리고 너른 하늘 한 자락이 열려 있습니다. 한층 조용하고 아늑합니다. 이사하자마자 초대 편집인으로부터 우연히 발견했다는 사진을 한 장 전송받았습니다. 동교로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14년 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얼굴은 모두 풋풋한 열정으로 빛났습니다.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맡은 일을 하고 있다는 옛 동료들이 새삼 보고 싶었습니다. 소식이 닿지 않는 동료의 소식도 궁금했습니다. 새 둥지에서 일하는 지금의 열린어린이 사람들도 다시 세월이 지난 후에 보면 열정의 눈빛이 여전하리라 여겨집니다.

새 둥지에서 열린어린이는 이제 새로운 일을 일구려 합니다. 어린이 책을 읽고 연구하고 펴내는 사람들 모두 함께 든든한 뿌리를 내리고 푸른 잎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책과 관련된 문화 활동과 어린이문학 활성화를 위한 시도를 다양하게 할 것입니다. 멀리서도 힘껏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을이 지나는 하늘에 또박또박 새겨 갈 열린어린이의 꿈이 튼실한 열매로 여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편집인 김원숙 | 2016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