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9월 통권 제1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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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알알이 열매 열릴 우리의 가을
지난여름, 옥수수가 잘 여물어 삶아 먹고 밥에 넣어 먹고 나눠 먹고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뭔가를 심고 기르고 수확해 먹고 사는 일이 뿌듯하고 달콤한 행복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종만 심고 말까 하다가 옥수수를 좋아하니까 실컷 먹고 나눠야지 싶어 작년에 수확했던 옥수수 알갱이도 밭 주변에 심었지요. 꼭 열리리라고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요. 그런데 기특하게 싹이 나고 줄기가 뻗고 옥수수가 열렸습니다. 몇 개월 열심히 햇볕을 빨아들이고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더니 알알이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던 옥수수가 정말 대단한 작물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남미 신화에 옥수수가 나오는 것이나 옥수수를 신령스럽게 여겼던 일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여겨졌습니다. 맛있다 하더라도 그 흔하고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옥수수를 신령스럽다고 여겼을까, 하는 의문과 궁금함을 품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옥수수 농사를 지으며 옥수수가 자라는 모양을 보니 온몸으로 그 사실이 이해되었습니다. 그 작은 알갱이를 심어 놓으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서 귀한 식량이 되어 주니 옥수수가 얼마나 고맙고 위대했을까요?

우리에게 아이들은 옥수수보다 더 귀하고 위대합니다. 이제 그 소중한 아이들이 한여름 동안 새카맣게 탄 얼굴로 앉아 2학기 공부를 다시 시작합니다. 햇볕 받고 바람 맞으며 자신의 시간들을 가꾸고 노래하고 뛰놀며 알알이 열매를 맺어 갈 우리 아이들. 그 모습들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됩니다. 8월 하순에는 작가들과 시인들과 함께 월간 열린어린이가 어린이문학 놀이터를 열었습니다. 아이들과 마음을 맞춰 동화를 같이 읽고 동시도 소리 내어 노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도 같이 놀고 즐기며 어린이문학과 한 발 더 가까워지는 시간들을 가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요즘엔 자주 새벽에 잠을 깹니다. 목이 간지럽고 따끔거려서 저절로 몸을 일으키게 되는겁니다. 열린 창으로 어느새 차가워진 밤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목이 먼저 알아채나 봅니다. 자연의 흐름이 어김없습니다. 벌써 가을입니다. 더위를 이긴 모두의 마음에 달디 단 열매 맺는 가을이 되었으면 합니다. 한가위 명절이 있는 풍성한 9월, 아이들에게 다정한 빛이 되길 바라며 9월 열린어린이에도 귀한 원고들을 실었습니다. 그 다정한 빛을 가슴에 담고 가족끼리 이웃끼리 따스한 사랑 나누시고 건강도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편집인 김원숙 | 2015년 0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