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5월 통권 제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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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꽃 진 자리에

봄비가 내릴 거라는 소식에 잠시 일을 접고 꽃놀이를 갔다 왔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을 눈에 새기고 사진에 담으며 꽃구경을 했습니다. 장하게 핀 벚꽃 사진을 찍는데 꽃그늘 아래로 나들이 나온 꼬마 녀석들이 저도 찍어 주세요, 나도요, 하며 수줍게 졸랐습니다. 자기들이 예쁜 줄은 절로 알고 웃음꽃을 잘도 피웁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 모습이 꽃처럼 어여뻤습니다.

꽃구경 하는 내내 그 어여쁜 꽃을 즐길 눈을 지닌 것, 꽃을 즐길 시간이 있다는 것이 참 고마웠습니다. 아름답다 여길 줄 아는 눈이 없다면 꽃이 피었다 한들 어찌 즐겁고 기쁠까요? 세상이 꽃 천지라 한들 꽃을 볼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는다면 꽃이 꽃으로 화사할까요? 그러니 지금우리가 꽃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소중하고, 꽃을 즐길 수 없는 이들이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몇 차례 봄비가 내리고 나니 꽃은 지고 새잎이 날로 초록을 더해 갑니다. 연하고 진하기가 저마다 다른 초록의 강산. 그 땅에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초록은 더 싱그럽고 빛납니다. 우리 아이들이 더 짙은 신록으로 푸르러질 수 있도록 환한 햇살 같은 어른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을 전할 일이 많은 5월입니다. 무럭무럭 잘 자라는 아이들에게, 자식을 낳고 기르느라 애쓰신 부모님께, 귀한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께 따스한 마음의 꽃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성 어린 마음을 주고받으며 사람들 사이에도 꽃이 피고 푸른 잎 우거지기를 바랍니다. 다만 이제 사랑을 전하고 싶어도 사랑을 전할 이가 곁에 없는 분들의 마음을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민들레를 피운 강아지 똥처럼 동화의 꽃을 피우고 떠나신 권정생 선생님 생각도 납니다.

꽃이 진 자리엔 초록 잎 무성해지고 열매도 탐스럽고 달게 열리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꽃이 지는 아쉬움도 조금은 덜어지겠지요. 그렇게 우리는 또 내년 꽃 소식을 기다립니다.

글쓴이 편집인 김원숙 | 2015년 0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