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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살아온 동네 이야기
[우리 가족이 살아온 동네 이야기]
김향금 글, 김재홍 그림 | 열린어린이 | 2011년 04월 27일
사라져버린 동네 풍경
supijoa | 독자평점 독자 평점 | 추천(0) | 2011-05-14
아침안개에 잠긴 풍경을 만나면 마음이 참 편안해집니다. 아담한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는 어머니의 품속처럼 행복하지요. 북동마을 풍경이 그렇군요. 그림이 사진보다 더 사실적이어서 그림 속으로 들어가 걷고 싶게 만드는군요. 북동마을은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요? 도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지만 시골에는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부분이 많으니 옛 모습이 남아있겠지요.

연이와 근희 그리고 ‘나’는 공간과 시간을 달리하며 삼 대를 이어온 가족입니다. 시골과 서울, 지난 시간과 조금 지난 시간, 그리고 지금입니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무대도 슉슉 바뀝니다, 마치 연극 무대처럼 말이지요. 오천년 가까운 이 나라의 역사에 비추어보면 눈 한 번 감았다 뜨는 찰나의 시간일지도 모르는데요, 우리 삶의 무대는 너무나 다르게 변했습니다. 마치 클릭 한 번 하면 바뀌는 컴퓨터의 화면처럼 우리가 사는 환경도 그렇게 변했습니다.

사는 공간의 이동에 따라 아이들의 노는 장소나 놀이도 달라졌지요. 시골아이들은 들과 내와 마당, 그리고 읍내 장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시 아이들은 학교나 골목,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커다란 상설시장입니다.

사람들이 사는 방식도 변해왔지요. 집도 아주 많이 바뀌었고, 장보기는 오일장에서 상설시장으로, 지금은 마트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웃은 사촌이라는 존재였지만 지금은 벽을 맞대고 살고 있으면서도 엘리베이터에서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는 가깝고도 먼 존재입니다. 물질의 풍요가 가져온 삶은 넉넉하고 여유로워 보입니다. 그러나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오순도순 모여 살며, 오글오글 바글바글 모이는 일’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그림이 되었지요.

우리가 편안함에 길들여지는 동안 우리는 늘 무엇을 잃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우리 가족이 살아온 동네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살아온 모습만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보여주는 것 너머에서 사라져버린 것, 그리운 것들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책장을 넘기듯이 그것들은 빠르게 사라졌지만, 책장을 앞으로 되넘기듯 쉬이 돌아갈 수는 없는 것들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또 옛것이 되어버린 지금을 먼 훗날에 그리워하겠지만, 지금 우리네 사는 모습 이후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만나고 싶은 풍경은 우리가 잃어버린 그리운 풍경을 보호하는 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잃어버린 문화, 우리가 지켜야 하는 우리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넌지시 알려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놓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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