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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고 싶었던 개구리
[바다가 보고 싶었던 개구리]
기 빌루 글·그림, 이상희 옮김 | 열린어린이 | 2008년 08월 20일
아름다운 그림 속의 앨리스
어지러운토끼 | 독자평점 독자 평점 | 추천(0) | 2009-09-02

3~4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이스트반 바녀이라는 작가의 『이게 다일까?』와『상상 이상』이라는 두 권의 그림책이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적이 있어요.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였는데 두 권을 한꺼번에 볼 수 있게 되었죠. 얼마 전에는 일러스트레이션 전시회에서도 그의 그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작가의 그림에서 광고쟁이의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어요. 깔끔한 선과 면 처리, 말없이 생각의 발상과 전환을 이끌어내는 설정, 호기심을 자아내게 할 줄 아는 재주. 감각적이고 흥미로웠습니다. 『바다가 보고 싶었던 개구리』를 보았을 때 이스트반 바녀이란 작가가 다시 생각났어요. 두 작가 그림 모두 광고쟁이 냄새가 킁킁 나요. 일러스트가 너무 깔끔하고 각이 져서(엣지 있어서?) 종이 펄프 냄새며 인쇄 공장 잉크 냄새까지 날 것만 같았어요.

바녀이뿐만이 아니에요. 르네 마그리트와 에셔도 생각이 났어요. 여기에 달리와 키리코도 넣을까요? 아, 정말 중요한 걸 빼먹을 뻔했네요. 일본의 목판화인 우키요에. 이것은 모두 『바다가 보고 싶었던 개구리』를 보며 떠오른 그림쟁이와 그림 스타일들이에요. 사실 이 그림책에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우키요에입니다. 이 책의 작가는 우키요에를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림의 느낌도 그렇지만, 제작방식도 우키요에와 같은 방식을 썼는지 찍은 듯한 고운 입자와 그라데이션이 눈에 띕니다.

이 그림책 이야기는 마법 같은 부분도 있어요. 바다에 갔던 앨리스가 달빛과 함께 연못으로 돌아오는 장면은 특히 그래요. 병 속에서 바다의 고요를 선사받는 장면도 옛이야기의 한 구성을 떠올리게 하지요. 이 마법과 옛이야기의 논리 비약이 세련된 화면들과 함께 어우러져요. 광활하고 적막하고 고요합니다.

한 권의 책에서 뻗어나가는 생각들이 많고 느낌들이 많아 마음이 바쁩니다. 하나하나 해석하고 나누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그래도 이런 다양한 느낌의 줄기를 찾는 게 즐겁습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일러스트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꼭 보라고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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