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역사 셋

밥상을 차리다 : 한반도 음식 문화사

주영하 글, 서영아 그림 | 보림
밥상을 차리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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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13년 05월 15일 | 페이지 : 60쪽 | 크기 : 29.2 x 23.3cm
ISBN_13 : 978-89-433-0910-7 | KDC : 911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550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3학년 국어 1학기 03월 2. 아는 것이 힘
4학년 사회 1학기 공통
5학년 사회 1학기 공통
6학년 사회 1학기 공통
선사 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밥상에 담긴 음식 문화를 살펴봅니다. 지금 냉장고를 한번 열어보세요. 얼마나 많은 인스턴트식품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나요? 현대인들은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져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먹을거리는 우리 몸과 건강에 바로 직결되는 것이기에 더욱 중요시 여기고 ‘잘’ 먹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 책에서는 선사 시대부터, 삼국, 고려, 조선,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 한식 문화에 담긴 역사와 문화 등을 두루 살핍니다. 날 것을 조리하게 된 배경, 장을 담그게 된 이유, 명절에 따른 식문화, 약으로 쓰이는 음식 등의 다양한 사실들을 세세하게 일러줍니다. 세계적으로 건강식이라 인정받는 한식, 그러나 그 소중함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다시금 그 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세밀한 그림과 상세한 설명을 통해 우리 음식의 문화와 역사 등을 다양한 방면으로 두루 살피며, 제대로 된 ‘먹을거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봅니다.
주영하
1962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습니다. 마산고등학교에서 문학과 역사에 몰입해 있다가 서강대학교 사학과에 진학했습니다. 1980년대 초반 한국사회의 부조리에 고심하면서 이대조(李大釗)에 빠져 중국근대사를 공부하겠다고 덤벼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우연히 얻은 직장인 풀무원 김치박물관에서 음식사 연구라는 새로운 영역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음식사 연구의 대가인 장지현(張智鉉) 교수로부터 사사(私師)를 받을 기회도 가졌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역 음식을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로 1993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문화인류학과에서「김치의 문화인류학적 연구」라는 석사학위논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일찍이 꿈꾸었던 중국에서의 공부를 실현하기 위해 1994년 중국 중앙민족대학(中央民族大學)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였습니다. 한편에서 중국 민족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한편 중국인들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생활방식에 깊이 침잠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1998년 6월「중국 사천 량산 이족 전통 칠기 연구」로 민족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전공 교수로 있습니다.

현재 민속학과 음식사 연구를 주된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근대와 근대의 ‘사유와 생활’이 혼재되어 있는 19세기와 20세기라는 시간 축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한국인의 생활방식이 어떻게 변용(transformation) 되어 왔는가를 규명하는 작업은 오늘날 한국사회의 각종 사회문화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 밑거름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그 동안「고추의 상징화 과정에 대한 일고(一考)」(『역사민속학』11, 2000),「식구론(食口論) : 현대 한국사회에서의 음식 관습」(『정신문화연구』25, 2002),「출산의례의 변용(變用)과 근대적 변환(變換) : 1940-1990」(『한국문화연구』7, 2003),「식탁 위의 근대 : 1883년 조일통상조약 기념연회도를 통해서」(『사회와 역사』66, 2004) 등과 같은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외 기왕에 출판한 저서로는『김치, 한국인의 먹거리-김치의 문화인류학』(공간, 1994년),『한국의 시장-사라져 가는 우리의 오일장을 찾아서』(공저, 민속원, 초판 1995, 재출간 2003),『음식전쟁 문화전쟁』(사계절, 2000),『중국, 중국인, 중국음식』(책세상, 2000) 등이 있습니다.
서영아
고등학교 때 동양화를 시작,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했습니다. 다양한 방식의 일러스트로 여러 종류의 단행본 작업과 개인 작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1』『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2』『안녕, 여긴 열대 바다야』 등이 있습니다. 덩어리(www.mass.pe.kr)란 아이디로 인터넷에 그림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람은 요리하는 동물이다. 자연이 준 것을 그대로 먹지 않는다. 온종일 먹을거리를 구하러 다니던 구석기인들도, 만주 벌판을 달리던 활달한 고구려인들도, 가공식품에 둘러싸여 사는 오늘날의 우리도 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밥상을 차려왔다. 수만 년 긴 세월 동안 한반도 일대에서 살던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즐기며 살아왔을까? 이들이 차려온 밥상의 모든 것, 한반도 음식 문화의 역사를 한 권의 그림책에 담았다.

음식은 자연이 준 생명이자 인간이 만든 역사다

목숨을 지닌 것들은 모두 먹는다. 먹어야 살 수 있다. 먹고 먹히는 순환 속에 생명이 있다. 그리고 사람은 요리를 하는 동물이다. 동서고금, 언제 어느 곳에서나 사람은 저마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나름의 방식으로 먹을거리를 구하고 요리하고 먹는다. 그러한 삶이 쌓여 전통을 이루고 문화를 만든다.
우리 음식은 보통 한식이라고 불린다. 우리는 흔히 김치와 장으로 대표되는 몇몇 음식의 효능이나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을 들어 한식의 고유함과 우수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 음식 문화의 고유함과 우리다움은 오랜 세월 동안 한반도라는 환경 속에서 먹을거리를 확보하고 밥상을 차리고 밥을 먹어 온 과정 모두에서, 즉 식재료의 생산과 선택, 조리 과정과 상차림, 먹는 도구와 먹는 방법, 음식에 관한 생각과 관습 전반에서 두루 살펴야 할 것이다. 또한 음식 문화가 이웃 나라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형성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 인류의 역사에서 우리 음식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짚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배고픔이라는 본능적이고 보편적인 욕구를, 우리 조상들이 한반도라는 자연환경과 사회 제도 속에서 어떻게 채워 왔으며, 그것이 쌓여 이룬 음식 문화와 전통은 무엇인가를 꼼꼼하게 살핀다. 먹이사슬에서 그다지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잡식동물이 도구를 쓰고 불을 이용하며 요리를 시작한 구석기시대, 동식물의 성장과 번식의 이치를 깨닫고 야생 곡물에서 식량의 미래를 보았던 신석기시대로부터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서 자연환경과 인간 모두에게 이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22개의 주제로 나누어 차근차근 흥미롭게 설명한다,

이 땅에서 나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좋은 음식

장을 설명할 때는 신석기 농업혁명 이래로 곡물이 주식이 되면서 모든 문화권에게 공통으로 떠오른 염분 섭취 문제를 한반도 일대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콩과 바닷물을 이용하여 장을 만들어 해결했다는 점과 함께, 물이 배어나지 않는 삼국시대 경질 토기가 등장한 뒤에야 액체로 된 간장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 장의 시작이 짠 메주 비슷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곡물과는 달리 오래 보관하기 어려운 채소나 생선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장아찌와 짠지, 젓갈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파오차이나 즈게모노, 피클 등의 절임 음식이나 느억맘 같은 생선장을 만들었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는다. 본디 콩, 조, 수수, 기장과 같은 잡곡의 땅이던 한반도에 벼가 전파된 경로나 같은 곡물이라도 조리 도구와 가공 기술에 따라, 그리고 곡물의 성질에 따라 죽, 떡, 밥, 빵과 같이 다른 양상의 음식으로 전개된다는 점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한반도 일대에서 즐겨 먹던 곡물과 채소 등 식재료, 밥, 국, 반찬이라는 한식 상차림의 기본 구조나 장, 김치와 같은 음식의 형성 과정, 수저, 그릇, 밥상 등의 도구, 음식과 관련된 세시풍속을 두루 다루었고, 고추, 국수, 두부 따위 외래 작물이나 음식의 수용 과정도 빠뜨리지 않았다. 삼국시대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밥 그릇 용량의 비교,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오르는 고임 음식의 전통이 고구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도 재미있고, 불교, 유교와 같은 세계관이 음식 문화에 끼친 영향, 먹는 것을 약으로 여겼던 의식동원의 정신과 내의원 식의 제도, 조선시대 식이요법도 흥미롭다.

스물두 개의 주제에 담은 한반도 음식 문화의 역사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이 귀양살이 허술한 밥상 앞에서 입맛을 다시며 썼다는 팔도 별미음식 안내서 『도문대작』에 실린 각종 먹을거리와, 산해진미와 춤과 음악과 꽃이 어우러진 화려한 조선의 궁중 잔치가 엄격한 절차와 격식을 통해 임금의 권위와 기강을 세우는 정치적인 행사였다는 사실. 또 날마다 12첩 반상을 받는다고 알려진 임금의 밥상이 생각보다 소박한 것이었을 뿐 아니라 백성들의 형편에 따라 반찬 수를 줄이는 등 백성을 생각하고 백성과 더불어 먹는 밥상이라는 사실, 엄격한 규범에 얽매인 것으로 알려진 제사 음식이나 제사상 차리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도 낱낱이 밝혔다. 국밥이 조선 후기 상업의 발달과 함께 성장한 조선의 패스트푸드였다는 지적이나 1883년의 조일통상장정 기념 연회도를 통해 살펴보는 서양 음식의 도입 과정도 새롭다.
음식 인문학을 주창하며 활발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펴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가 글을 쓰고, 주목받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서영아가 성실하고 꼼꼼하게 그림을 그렸다. 수만 년 긴 세월의 음식 문화를 재현하기 위해 수많은 사료와 연구 논문, 의궤, 문학 작품과 회화 작품들이 동원되었다. 빽빽한 참고문헌 목록이 눈길을 끈다.
『한양 1770년』『달리는 기계, 개화차, 자전거』에 이은 보림출판사의 ‘작은 역사’ 시리즈 세 번째 권.
요리하는 동물
인간, 농부가 되다
밥의 탄생
장을 담그다
가장 오래된 김치는 장아찌와 짠지
고구려 귀족의 식탁
음식을 담는 도구, 음식을 먹는 도구
채식을 즐기는 고려 사람들
그윽한 차 향기
새로운 음식이 들어오다
조선의 임금은 밥상 앞에서 백성을 생각한다
먹는 것이 약이다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 팔도의 맛난 음식을 말하다
고추가 들어오다
조선 밥상의 완성
계절 따라 즐기는 음식
사람이 먹는 것을 귀신도 먹는다
품위와 격식을 갖춘 궁중 잔치
바쁜 세상, 간편한 식사
밥상 위에서 만나는 세계
황해도 안악군 오국마을은 하룻길이면 바다에 닿습니다. 바닷가 마을에서는 여름 햇볕이 쨍쨍 내려 쪼일 때면 바닷물을 얕은 웅덩이에 담아 두어 진한 소금물을 만듭니다. 오국마을 사람들은 이 소금물을 구해다 화덕 곁의 항아리에 부어 두었습니다. 가을이 되면 추수한 콩을 삶아서 절구로 으깨 돌덩어리 모양으로 빚었고요. 이것이 메주입니다.
메주를 볏짚에 싸서 매달아 둡니다. 겨울 동안 노랗던 메주는 새까매지고, 항아리 속 소금물은 진해집니다. 봄이 오면 항아리에 메주를 넣고 볕이 잘 드는 곳에 둡니다. 낮에는 뚜껑을 열고, 밤에는 뚜껑을 닫아요. 백일쯤 지나자 소금물이 까맣게 변했습니다. 맛은 짜면서도 달고 구수했지요. 음식에 넣으면 간도 잘 맞고 소금을 넣을 때보다 맛도 더 좋았어요. 이것이 바로 간장입니다. 간장은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아 보관하기도 좋았습니다. 남은 메주 찌꺼기는 절구로 으깨어 먹었지요. 된장입니다.
(본문 11쪽)

아무래도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서울이었습니다. 18세기에 서울의 인구는 조선 초기의 두 배인 20만 명을 넘어섰어요. 번화가인 종로의 뒷골목과 북촌 일대, 청계천 북쪽에도 주막이 들어섰지요. 도회지 주막은 대개 간편하게 식사를 하는 음식점이었습니다.
주막은 술을 파는 곳이니 속을 풀 따뜻한 국물도 늘 준비되어 있었어요. 이런 국물을 술국이라고 하는데, 보통 소뼈를 푹 고아서 된장을 풀고 배추 우거지와 콩나물 따위를 넣어 끓였습니다. 뚝배기에 밥을 담고 뜨거운 술국을 붓기만 하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한 국밥이 금세 완성되었어요.
무를 넣고 끓여 간장으로 간을 맞춘 장국밥도 인기였습니다. 소뼈나 고기, 내장을 푹 고은 설렁탕이나 소의 피를 굳힌 선지를 넣고 끓인 선지해장국도 팔았습니다. 밥과 국을 한꺼번에 먹는 국밥은 맛도 좋고 금세 먹을 수 있어서 인기였지요. 쉽고 간편하게 먹은 한 그릇 음식, 국밥은 조선의 패스트푸드였습니다.
(본문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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