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어린이 06 초록잎

이승 만세 저승 만세

김윤 글, 이유진 그림 | 해와나무
이승 만세 저승 만세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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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13년 02월 25일 | 페이지 : 180쪽 | 크기 : 15.4 x 21cm
ISBN_13 : 978-89-6268-104-8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550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4학년 국어 1학기 06월 7. 넓은 세상 많은 이야기
5학년 국어 2학기 12월 7. 이야기와 삶
6학년 국어 2학기 09월 1. 문학과 삶
저승으로 가게 된 소년 정만세와 할아버지 정만세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병원 응급실에 두 명의 정만세를 본 저승사자들이 당황합니다. 누굴 데리고 저승으로 가야할지 적어 놓은 적패지 글씨가 콧물 때문에 그만 번져버렸거든요. 결국 저승사자들은 둘 모두를 저승으로 데리고 간 뒤에 다시 이승으로 돌려보낼 한 명을 결정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소년 정만세와 할아버지 정만세는 함께 저승으로 가게 되는데요. 우리가 상상했던 저승의 모습과 두 명의 정만세가 만난 저승의 모습은 어떻게 다를까요? 저승에서 두 정만세가 일으키는 한 바탕 소동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늘어만 가는 자살률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며, 죽음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의 가치를 다시 되돌아봅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지를 보여줍니다.
김윤
손위 형제들의 손을 거치며 낡고 찢어져 겉장도 없는 책들을 읽고 또 읽으며 자랐습니다. 그때는 멋 훗날, 동화를 쓰는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단국대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했고,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동화 창작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아동문학 전문 계간지인 『어린이책이야기』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평과 평론을 쓰면서 아동문학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유진
그림 그리는 게 즐거워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을 선택했습니다. 대학에서 판화를 공부했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에서 그림책 공부도 했습니다. 그렇게 3년 넘게 공부한 끝에 첫 책 『도깨비 백과사전』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처음 세상에 선보이는 책이 도깨비 책인 것을 무척 다행으로 여깁니다. 그림 잘 그리게 해 달라고 맛난 음식으로 도깨비를 꼬드겼더니 뚝딱뚝딱 좋은 아이디어를 내 주었을 뿐 아니라, 둘도 없는 친구도 되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도깨비 동무의 도움을 빌려 꾸준히 멋진 그림을 그려 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년 정만세와 할아버지 정만세의
후덜덜한 저승 대모험

소년 정만세와 할아버지 정만세의 저승 모험기


병원 응급실. 정만세의 혼을 거두러 온 저승사자들은 당황합니다. 두 명의 정만세가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있었기 때문이죠. 하필이면 혼을 거두어 갈 사람의 생년월일이 적힌 적패지에 콧물을 묻히는 바람에, 누구인지 확인을 할 수도 없습니다. 당황한 저승사자들은 꾀를 냅니다. 일단 둘을 저승으로 데려가서 명부를 확인한 뒤, 3일간의 장례가 끝나기 전에 한 사람은 돌려보내기로 말입니다. 그리하여 두 명의 정만세는 저승사자들을 따라 저승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저승사자들이 미처 몰랐던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소년 정만세도 할아버지 정만세도 엄청난 사고뭉치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죽은 자를 심판하는 열 명의 저승 시왕이 기다리는 저승도 만만치는 않겠지요. 이제 저승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과연 저승사자들은 한 명의 정만세를 무사히 이승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까요?

죽음을 통해 되돌아보는 삶의 가치

저승에 온 사람들 가운데는 어린 만세 같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저승에 온 아이들도 있지요. 작품 속에서의 저승은 이런 아이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삶을 비관해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을 저승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초등학생들이 성적을 비관하거나 친구들의 괴롭힘을 참지 못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을 해도 큰 화젯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너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이 극단적인 길을 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입니다. 부모와도 선생님, 친구들과도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이 아이들을 죽음의 길로 내몬 것이겠지요.
만세의 저승 모험에 동참하게 되는 재수도 자살한 아이입니다. 죽음이 어떤 건지 알지 못한 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들을 미워하면서요. 재수는 저승문에 이르고 나서야 자신이 정말로는 죽고 싶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살기 위해 몸부림치지요. 재수는 이 저승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깨닫게 될까요?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은 아이 재수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작가는 저승과 맞닥뜨리는 인물들을 통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이야기합니다.상상의 공간인 저승을 통해 오늘을 사는 현실의 문제를 날카롭게 짚어 내고 있습니다.

빛나는 상상으로 지은 저승 세계

이 작품은 저승이라는 환상의 공간에서 두 정만세의 이야기를 펼쳐 냅니다. 여기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빛을 발합니다. 열 명의 저승 왕들에게 심판을 받고, 자신이 저지른 죄에 따라 지옥에서 벌을 받는, 누구나 품을 법한 저승의 이미지를 차근차근 잘 보여 줍니다. 그리고 여기에 새로운 상상을 더해 한층 더 흥미로운 저승의 모습을 그려 냈습니다. 저승 왕들은 스마트폰으로 죽은 자에 대한 정보를 받아 보고, 각 지옥은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시간대별로 죽은 자들이 모여 저승 오리엔테이션을 듣기도 하지요. 이때 저승 정보는 입체 화면으로 보여집니다. 재미있는 상상으로 그려 낸 저승이지만, 이걸 통해 작가는 이승과 저승의 연결 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 줍니다.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다소 낯선 느낌을 줄 것입니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 죽은 뒤에 가는 저승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일은 좀처럼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이승과 저승이 서로 다르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승은 이승의 삶 때문에 존재하는 곳이고, 이승에서의 삶의 모습으로 평가를 받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결국 죽음 또한 삶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희망을 꿈꾸는 마음

저승은 피도 눈물도 없는 곳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승에도 심판받는 자들을 변호하는 지장보살이 있습니다. 엄정한 심판 속에서도 자기편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고 안심되는 이야기입니다. 왜 우리 조상들은 지장보살의 존재를 만들고 믿어 왔을까요? 그건 바로 죽음 이후의 삶을 상상할 때조차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도움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두 명의 정만세 또한 그렇습니다. 두 사람이 응급실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었던 이유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말썽쟁이 만세들 때문에 저승이 발칵 뒤집히기는 하지만, 결국 이 두 명의 정만세 때문에 이승에도 저승에도 희망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자, 다행히 두 정만세의 좌충우돌 저승 여행기는 희망찬 내일을 기대하며 마무리가 되나 보네요. 그럼 과연 이승으로 돌아온 정만세는 누구일까요? 어떻게 10명의 저승 시왕을 물리치고 돌아올 수 있었을까요?
만세와 만세
오리엔테이션
지장보살
왕년에 할아버지가 사라지다
칼산과 삼도천
저승할망을 찾아라
칼 숲과 칼 나무
두 외톨이
불이야!
삼백 번째 아이
재수의 담판
돌아온 만세
만세는 우리 천장 너머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환한 빛이 머리 위로 한가득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따듯한 기운이 얼굴을 감싸자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앉았다. 지장보살의 수수께끼 같은 말들이 만세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떠다녔다.
다음 차례는 재수였다. 재수는 지장보살을 빨리 만나고 싶었다. 지장보살이라면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줄 것만 같았다. 그러면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고 보니 저승에 갔다가 다시 살아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도 인터넷에서 본 것 같았다. 다시 기회를 얻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했다. 이렇게 끝낼 수는 없었다. 재수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힘 있게 꾹 눌렀다.
(본문 50쪽)

만세는 정신을 잃으며 어렴풋이 왕년에 할아버지 목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다.
스티로폼 패널로 모양새만 갖추어 놓은 창고는 불길이 치솟은 뒤 얼마 안 되어 검은 재로 변했다. 불길은 꺼졌지만 스티로폼이 녹아내린 잿더미에서는 검은 연기가 계속 피어오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지독한 냄새에 모두 두 손으로 코를 감싸 쥐고 있었다. 5월의 하늘은 매캐한 연기를 집어 삼키고도 말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잠시 뒤,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소방차와 구급차가 도착했다. 그제야 사람들은 숨넘어가는 소리로 어떤 할아버지가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었다며 우는 시늉을 했다. 소방대원들은 곧 잿더미 속에서 정신을 잃은 할아버지를 찾아냈다. 할아버지의 손가락 끝은 웅크리고 엎드려 있는 만세의 바지 자락에 닿아 있었다. 할아버지는 정신을 잃는 순간까지 만세에게 가기 위해 몸부림친 것이 분명했다.
소방대원이 조심스레 만세를 안아 올렸다.
(본문 137~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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