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 : 조선을 지킨 여덟 천민 이야기

이상각 글, 박지윤 그림 | 파란자전거
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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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12년 08월 10일 | 페이지 : 168쪽 | 크기 : 18 x 24.5cm
ISBN_13 : 978-89-94258-46-1 | KDC :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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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500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3학년 사회 1학기 공통
4학년 사회 1학기 공통
5학년 사회 1학기 06월 3. 유교 전통이 자리 잡은 조선
소외되고 짓밟힌 삶을 살아야 했던 조선 시대 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유교 국가였던 조선 시대에는 계급을 명확히 나누는 신분 제도가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가장 힘들게 살아야 했던 계층이 바로 천민이었지요. 그에 해당하는 노비, 기생, 백정, 승려, 광대, 공장, 무당, 상여꾼의 여덟 천민들의 삶을 동화 형식으로 구현하여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 냅니다. 그리고 그들이 살았던 생활 안에 담긴 조선 시대의 역사적 흐름과 배경을 들여다보며, 당시의 사회와 문화 등을 비추어봅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고통스럽고 가련한 삶을 살아갔던 조선 시대 천민들의 삶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그렇게 살아가는 소외 계층을 살피고 돌아볼 줄 아는 시선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이상각
충남 태안에서 태어난 시인이자 작가입니다. 오랫동안 동서고금의 고전을 재해석하여 고전과 옛 문헌 속에 잠들어 있는 다양한 사건과 인물을 재조명함으로써 우리 민족이 겪은 성취와 실패의 역사적 교훈을 오늘에 되새기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역사 교양서 『조선 팔천』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동화와 역사 정보로 풀어낸 책입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조선 팔천』 『1910년, 그들이 왔다』 『이산 정조대왕』 『이도 세종대왕』 『조선왕조실록』 『고려사』 등의 역사 교양서와 『어린이 왕조실록』(전5권) 시리즈가 있습니다.
박지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한국 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그림책을 공부했습니다. 『한국 생활사 박물관』시리즈 그림 작업에 참여하고, 『우주의 고아』『can you see the wind?』『분홍공주와 파랑왕자』등의 어린이책에 드림을 그렸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돌부처와 비단장수』가  있습니다.
가장 아래에서 역사를 만들어 간 사람들

온갖 차별과 수탈에도 저항할 힘조차 없던 그들이지만, 일반 백성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다양한 직업으로 활약하며 조선을 지켜 온 여덟 천민의 하루를 통해 그들 마음속의 진솔한 외침을 되새겨 보고, 오늘날 우리 사회 속 차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천한 백성 천민, 역사 속 이야기인가?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이주 여성들의 살해 및 피해 사례,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열악한 근무 조건의 일용직 노동자들, 물가상승률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최저임금으로 힘든 생활을 이어가는 아르바이트생들, 단지 가족을 위해 돈을 벌러 왔을 뿐인데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상처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 이들 모두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 속 또 다른 천민의 모습은 아닐까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이 그저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이자 행동지침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는 조선의 양반 계급을 유지하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면서도 그들이 받은 차별과 가난은 왕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조선의 천민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노비, 기생, 백정, 광대, 공장, 무당, 승려, 상여꾼의 여덟 천민들의 하루 생활을 살펴봄으로써 조선은 어떤 나라이고, 천민을 만들어 낸 조선의 신분제, 조선 민중의 삶, 조선의 종교, 억압 속에서 변화와 자유를 끊임없이 추구했던 그들의 정신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과거의 이야기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과 사회 속에서 차별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봅니다.

양반은 호랑이보다 무서워!

조선은 노예국가라고 해도 될 만큼 비참한 생활을 해야만 했던 천민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궁녀나 공기관에 속해 있는 노비들처럼 배곯을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극소수일 뿐이고, 대부분의 노비와 천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심한 차별과 천대 속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았지요. 그중 승려는 200가지도 넘는 부역에 시달리면서도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에 승군으로 배치되어 나라를 지켰고, 백정은 양반들에게 고기와 가죽신을 공급하면서도 농사 도구인 소를 잡는다는 이유로 늘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여덟 부류의 천민들의 고달픈 생활을 잘 나타낼 수 있는 하루를 생생한 동화로 보여 줍니다.
얼굴이 예쁘다는 이유로 각종 춤과 노래, 악기를 배우게 해 양반들의 연회에 따라다니며 공연까지 해야 했던 양반댁 물담사리 노비 이화, 성리학을 신봉하는 조선에서 절은 양반들의 놀이터였고, 승려는 종이었어요. 양반 눈 밖에 나서 살아 나오기 힘들다는 남한산성 공사 현장으로 보내지는 승려 두한, 어머니의 두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천대를 감수하고 백정이 된 양반 귀천, 양반의 노리개로 이용만 당하고 사람과 사랑에 대한 불신으로 살아가는 기생 수봉, 남의 집 장례는 절차와 예법을 지켜 치러 주지만 정작 가난 때문에 아버지 장례는 치르지 못한 상여꾼 순범, 임금에게 올바른 눈을 찾아주겠다며 입바른 소리를 하는 간 큰 광대 공길, 조선 최고 사기장이던 아버지의 유언으로 양반을 위한 눈요기가 아니라 백성의 생활에 필요한 옹기를 만드는 옹기장이 된 공장 봉선, 굿할 때는 떠받들다가도 저잣거리에선 벌레 취급을 당하는 무당 엄마를 둔 점례.
온갖 차별과 수탈에도 저항할 힘조차 없던 이들이지만, 백성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다양한 직업으로 활약하며 조선을 지켜 온 이들의 하루를 통해 이들 마음속의 진솔한 외침에 귀 기울여 봅니다.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

『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는 역사인문서 『조선 팔천』(서해문집)의 어린이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들 위인이나 앞에서 나라를 빛낸 사람들에 주목할 때, 보이지 않은 곳에서 나라를 지탱해 온 사람들에게 관심을 돌린 책이지요. 그들의 생활을 가장 잘 보여 주기 위해 여덟 천민들의 대표성을 띤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 각각의 신분적 특징과 조선 사회에서의 고통스런 하루 일과를 동화로 생생하게 구성해 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끝에는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라는 지식 정보란을 두어 3~4가지의 주제 아래 각각 신분의 특징, 사회적 위치,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역사 속 인물, 세계의 천민 집단 등에 대해서도 살펴봄으로써 이해의 깊이를 더했지요.
『나도 조선의 백성이라고!』를 통해 역사를 처음 접하게 될 어린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흥미를 갖게 하고, 지금도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생각의 틀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쓴이의 말
우리 함께 사랑하며 살자

들어가는 말
조선의 신분 제도와 『경국대전』

일 천 노비 이화의 하루
나도 사람답게 살고 싶어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_나는 노비다!
세계의 천민_일본의 부라쿠민

이 천 승려 두한이의 하루
양반은 호랑이보다 무서워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_나는 승려다!

삼 천 백정 귀천이의 하루
어머니가 앞을 볼 수만 있다면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나는 백정이다
세계의 천민_인도의 달리트

사 천 기생 수봉이의 하루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_나는 기생이다!

오 천 상여꾼 순범이의 하루
자고 나서 일어나니 베옷 입고 꽃신 신고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_나는 상여꾼이다!

육 천 광대 공길이의 하루
임금 노릇 제대로 하란 말이야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_나는 광대다!
세계의 천민_유럽의 집시

칠 천 공장 봉선이의 하루
우리에겐 똥장군이 제일이야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_나는 공장이다!

팔 천 무당 점례의 하루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뿌리 깊은 역사 속으로_나는 무당이다!
“지금 남한산성에는 고된 부역 때문에 죽어 나가는 사람을 셀 수 없을 정도란다. 이 나라가 승려를 모욕하다 못해 이젠 씨를 말리려나 보다.”
“그럼 어떡해야 하나요?”
“당연히 도망쳐야지. 남원의 실상사에 가서 흑초 스님을 찾아뵈어라. 내 소개로 왔다고 하면 도와줄 거야.”
그러면서 운초 스님은 나지막한 어조로 속삭였다.
“흑초 스님은 당취란 조직의 일원이야. 이 썩은 나라를 뒤집어엎으려는 스님들의 모임이지.”
“저도 당취 활동을 하란 말씀인가요?”
“그건 네 맘이다. 이 나라의 운수는 얼마 남지 않았다. 한동안 숨어 지내면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도록 해라.”
“그럼 남은 스님들이 고초를 당할 텐데요.”
“지금보다 더한 고초가 어디 있겠느냐. 저들도 절에서 얻어 가는 게 많으니 심하지는 않을 거다.”
운초 스님이 사라진 뒤 두한이는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빛이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본문 46~47쪽)

“우리나라의 장례 절차는 너무 복잡해. 산 사람들에게 무슨 벌을 주는 것만 같아. 좀 쉽게 치르는 방법은 없을까?”
“인마, 복에 겨운 줄이나 알어. 오늘처럼 제대로 된 장례식 치르기가 쉬운 줄 아니?”
“어쨌든 네가 고생이 많았다. 변변찮은 친구도 없는 것보단 낫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야. 신경 쓰지 마.”
왠지 순범이의 대꾸에 가시가 돋쳐 있었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때 순범이네는 장례 비용이 없어서 아버지의 시신을 마을 공동묘지에 묻었던 것이다. 그런 친구의 아픔을 짐작한 한돌이는 어색한 표정으로 술잔을 들이켰다.
이윽고 집에 돌아온 순범이는 상갓집에서 내준 품삯과 옷감을 방 한구석에 집어던지고 큰 대자로 뻗어 버렸다. 누런 천장을 바라보며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제길, 가난한 사람은 저승길도 처량하게 가야 하나.”
(본문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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