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소리판 : 귀명창이 들려주는 우리 소리 이야기

정혜원 지음, 정승희 그림 | 우리교육
판소리 소리판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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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10년 09월 09일 | 페이지 : 188쪽 | 크기 : 17.3 x 22.5cm
ISBN_13 : 978-89-8040-439-1 | KDC : 679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950 | 독자 서평(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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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선정
열린어린이 2010 겨울 방학 권장 도서
제6회 (주)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기획 부문 수상작
판소리가 참 멋있어 보였지만 관심을 이어가진 못했습니다. 판소리에 관한 책을 들었다 놓았다 한 게 여러 번. 이 책도 그럴 거라 예상하며 살짝 읽어 보았지요. 그런데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아, 소리꾼들의 뜨거운 열정과 슬픔이 순식간에 나를 휘어잡았습니다.

귀명창이라 함은, 판소리를 좋아하여 높은 감상 능력을 갖게 된 이들을 이른답니다. 이 책은 판소리에 귀 밝은 이가 풀어 놓는 판소리 이야기입니다. 실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서 판소리에 대한 관심을 열어 줍니다. 아마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 판소리를 접하고 싶어질 테고, 판소리가 처음에 귀에 익지 않더라도 여러 번 시도하고 그 깊이를 찾아내려 애쓸 것입니다. 진짜 소리, 진짜 삶,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진짜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소리꾼들의 이야기가 여섯 마당으로 펼쳐집니다. 판소리의 시작부터 득음, 판소리 장단, 귀곡성, 소리판, 판소리 다섯 마당입니다. 판소리를 시작한 광대 하은담과 양반 김처사, 양반 출신 소리꾼 권삼득, 진양조를 완성한 김성옥과 송흥록, 송흥록이 귀신에게 소리를 배운 사연, 다양한 소리판을 벌인 모흥갑, 판소리 다섯 바탕을 정리한 신재효의 일화가 이어집니다.

권삼득은 득음의 어려움을 보여 주는 이야기에 등장합니다. 그는 양반집 자제였습니다. 소리에 탁월한 재주를 지녔지요. 그러나 자식이 광대가 되는 것을 볼 수 없었던 아버지는 그를 쫓아냈습니다. 그로부터 십 년 세월을 오직 소리를 위해 수련했지만 목이 막혀 아무 소리도 할 수 없던 권삼득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자식의 재주를 인정했으나 꿈은 인정해 줄 수 없었던 아버지. 그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버릴 수도 없고 안고 있기에는 너무 묵직한 번뇌 덩어리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꿈에서 아버지를 힘겹게 외치는 순간 현실에서는 막혔던 목청이 트였습니다. 아버지를 향한 죄스러움과 그리움을 터트리며 그는 비로소 높은 경지의 소리를 찾은 것입니다. 삶의 굴레와 득음의 막막한 과정이 절묘하게 결합된 이야기를 읽으며 판소리는 삶을 자양분 삼아 발현하는, 진정한 힘을 가진 장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여섯 편의 이야기는 판소리의 기본 지식을 가르쳐 줍니다. 이보다 더 큰 수확은 판소리에 대한 기대입니다. 진짜 소리에 대한 기대입니다. 저잣거리의 진솔하고 생동하는 감정을 노래하고, 오랜 시간 담금질하며 소리를 만들어 가는 판소리 이야기는 진짜 소리를 기대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사람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소리꾼들은 가슴 속 불과 현실의 슬픔을 소리로 만들어 냈지요. 그 소리를 내기 위해 온 인생을 쏟아부었으니 이들의 소리는 귀명창이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깊고 뜨겁고 기가 막힐 수밖에요. 말투는 점잖고 이야기는 기품 있는데 읽는 이를 흠뻑 감동시켰다 놓아 주곤 하는 게 꽤 힘이 있는 책입니다. 성급하게 자기가 진짜라고, 최고라고 하는 세태 속에서 판소리에 매료된 이들의 열정과 노고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질긴 예술혼이 돋보입니다. 백성들의 고생스런 삶을 담으려 했고 그들을 감동시켰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음악의 힘보다 소리의 힘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소리를 어떻게 들을 것인지가 음악적 구조나 악보 구성보다 사람의 이야기와 소리 만드는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논픽션 책으로 판소리 지식을 잘 전하고 있으나, 감동적이고 재미가 있어 이야기 책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감상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예술은 아름답고 음악은 그저 들으면 되는 것 같지만 그 깊이와 아름다움이 한순간에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나름의 귀 훈련과 애정이 필요하지요. 흥미와 인내심을 갖고 자신에게 맞는 소리를 찾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소리라면 더 깊은 무엇이 있을 것입니다. 혼이라 하지요. 신기하게도 민족, 나라, 피란 그런 것이니까요. 다른 소리도 괜찮습니다. 귀를 열어 줄 소리를 찾는다면, 샹송이어도 좋고 흑인 영가여도 좋습니다. 삶을 노래하고 당신의 삶도 위로할 줄 아는 소리라면.

판소리 전문가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판소리 이야기입니다. 판소리의 기원과 역사, 판소리 광대가 되려고 양반 신분을 벗어던진 명창, 귀곡성을 터득하기 위해 산속에서 수련하다가 귀신을 만난 명창 등 여러 명창들의 삶, 판소리 다섯 바탕, 판소리 이론 등을 이야기로 술술 풀어 놓습니다. 옛이야기를 읽는 듯 흥미로운 글과, ‘명창들은 정말 똥물을 마셨을까?’ ‘동편제와 서편제는 어떻게 다를까?’와 같은 다양한 정보가 어우러져 우리 소리 판소리의 진정한 매력을 전합니다.
정혜원
대학과 대학원에서 오랫동안 문학을 공부하다가, 어느 날 문득 판소리에 푹 빠졌습니다. 2005년 KBS ‘흥겨운 한마당’에서 주최하는 ‘제1회 귀명창대회’에서 장원상을 받은 뒤 ‘나라음악큰잔치’와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판소리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판소리 소리판』으로 제6회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전통과 역사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생각에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승희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영상대학원에서 방송영화를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 그리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빛과 동전」「정글」 등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했습니다. 『사과나무 밭 달님』『야호! 난장판이다』『세 번째 바람을 타고』『아빠와 함께』『나 혼자 자라겠어요』『랑랑별 때때롱』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판소리의 역사와 이론, 역사 속 명창들이 이야기로 되살아나다

『판소리 소리판』은 제6회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기획 부문 수상작으로, 판소리의 역사와 이론, 역사 속 판소리 명창들의 삶을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판소리 광대가 되려고 양반이라는 신분을 벗어던진 명창, 일제 강점기 나라와 소리를 잃고 떠돌다 생을 마친 명창들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하면서도 우리를 신명나는 판소리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또한 작가 정혜원은 2005년 한국방송이 주최하는 제1회 귀명창대회에서 장원상을 받아 우리 나라 첫 귀명창이 되었다.
작가의 판소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치밀한 자료 조사와 연구가 이 책을 객관적이고 사실성을 담보한 어린이 논픽션의 본보기가 되게 하였다. 더구나 작가는 판소리의 역사와 명창들의 삶, 그리고 판소리 이론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빼어난 솜씨를 발휘하였다.
귀명창으로서 판소리에 대한 뛰어난 식견과 이야기꾼으로서 탄탄한 글쓰기를 바탕으로 판소리에 대한 어린이들의 궁금증과 정보를 간결하면서도 알차게 담아내고 있다.

『판소리 소리판 _ 귀명창이 들려주는 우리 소리 이야기』

- 풍부한 자료에 기초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
귀명창으로서 저자는 다양한 판소리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하였으며, 어린 시절부터 해 온 판소리 공부와 풍부한 자료 조사를 통해 판소리의 역사과 명창, 판소리 이론에 대한 정보를 객관적이고 사실감 있게 『판소리 소리판』에 담아내고 있다.

- 판소리의 이론과 명창들을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승화
귀명창으로서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지은이는 판소리을 이어온 명창들과 판소리의 이론과 역사 등을 재미있고 감동있게 이야기로 풀어낸 이야기꾼이다.

- 어린이 논픽션책의 본보기
『판소리 소리판』은 담고 있는 정보에 깊이가 있으면서도 이 정보를 이야기로 잘 승화하여 어린이 논픽션의 본보기라 할 만하며, 또한 논픽션의 문학성을 잘 살려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일방적인 정보 전달만 있거나 지나치게 이야기로 꾸미려는 욕심에 알맹이가 사라져 버린 요즘의 어린이 논픽션 책의 한계를 한 단계 높여줄 책이라 할 수 있다.

- 귀명창으로서 저자의 판소리 사랑
문장 하나 하나, 이야기 한편 한편에서 귀명창으로서 저자의 판소리 사랑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
머리말 - 사랑한다 판소리

1장. 백성의 마음을 담는 새로운 그릇 _ 판소리의 시작
[판소리는 처음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2장. 낮에는 낮새 울고 밤에는 밤새 울고 _ 득음
[명창들은 정말 똥물을 마셨을까?]

3장. 앉은뱅이 소리꾼의 한을 싣다 _ 진양조
[판소리에서 장단은 왜 필요할까?]

4장. 귀신에게 울음소리를 배우다 _ 귀곡성
[동편제와 서편제는 어떻게 다를까?]

5장. 세상 모든 곳이 소리꾼의 무대 _ 소리판
[정말 소리가 십 리 밖까지 들렸을까?]

6장. 판소리로 세상을 바로 잡다 _ 판소리 다섯 바탕
[최고의 귀명창은 누구일까?]

지도로 보는 판소리 축제
조약돌 덥썩 집어 버들에 앉은 꾀꼬리 툭 쳐 날려 보고. 장송 가지 꺾어 죽장 삼아서 좌르르 끌어 이리저리 건너가, 춘향 추천하는 앞에 바드드득 달려 들어가 아나 옛다 춘향아!

방자가 춘향을 큰 소리로 부르는 부분에 이르러 그는 냅다 소리를 내질렀어. 그의 덜미소리는 천둥 치는 소리처럼 크고 웅장했어. 배 위에서 듣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하마터면 강물 속으로 빠질 뻔했어. 멀리 부벽루에서 경치를 감상하던 사람들도 무슨 일인가 눈이 휘둥그레져 소리판이 벌어진 능라도 쪽을 바라보았지. 사람들의 탄성이 이어졌고 박수가 터져 나왔어.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소리가 십 리 밖에서도 들렸다고 합니다.”
고수가 붉게 상기된 얼굴로 말했어. 그의 덜미소리는 전설처럼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어. 조선 팔도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해졌지. 그러나 그는 자만하지 않았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었어.
(본문 137~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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