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공일삼 52

나는 뻐꾸기다

김혜연 글, 장연주 그림 | 비룡소
나는 뻐꾸기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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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9년 03월 10일 | 페이지 : 216쪽 | 크기 : 14.7 x 21cm
ISBN_13 : 978-89-491-2110-9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256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3학년 국어 1학기 03월 1. 감동의 물결
3학년 국어 2학기 10월 3. 함께 사는 세상
4학년 국어 2학기 09월 1. 감동이 머무는 곳
4학년 국어 1학기 03월 1. 생생한 느낌 그대로
수상&선정
2009년 제15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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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 집에 얹혀사는 뻐꾸기 동재와 가족을 미국에 보내고 혼자 사는 기러기 아저씨. 그들이 서로의 팍팍한 삶에 들어가 결핍되었던 소중한 감정을 채우며 건강하게 마음을 키우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동재는 자신의 아픔에 아무렇지 않은 척 씩씩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감출 수 없는 외로움이 자리해 있는 아이입니다. 기러기 아저씨는 동재에 비해 어두운 이미지를 가진 인물로, 가족이 없는 공허함에 늘 술만 마시기 일쑤입니다. 온전한 가족이 없다는 공통분모로 묶인 뻐꾸기와 기러기는 서로에 대한 연민과 애정으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갑니다.

둥지 아파트 902호에 한 아저씨가 이사 옵니다. 901호에 살던 동재는 우연한 계기로 아저씨와 친구가 되지요. 가슴속에 묻어 둔 비밀을 밝힌 두 사람은, 멘토처럼 서로에게 의지하며 마음을 달랩니다. 아저씨가 집 비밀번호로 일러 준 덕분에 동재는 자신만의 비밀의 방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뻐꾸기와 기러기는 다치고 상처 입은 마음을 다독이는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가족을 찾는 일에도 한 발짝 다가서 도움이 됩니다. 버려진 아이 뻐꾸기 동재와 남겨진 아빠 기러기 아저씨가 함께 만들어 가는 이야기가 기분 좋은 웃음을 전하는 책입니다.
김혜연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4년 「작별 선물」로 안데르센 그림자상 특별상을 받았고, 2008년 『나는 뻐꾸기다』로 황금도깨비상을 받았습니다. 그 외 쓴 작품으로는 『꽃밥』『도망자들의 비밀』 등이 있습니다.
장연주
1980년 거제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처음 자전거를 훔친 날』『생쥐 초등 학교 우당탕 3반』『한나 할머니의 선물』『시원해 할아버지』『때로는 크게 때로는 작게』『나는 뻐꾸기다』 등이 있습니다.
2009년 제15회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 『나는 뻐꾸기다』가 출간되었다. 이 동화는 외삼촌 집에 얹혀사는 주인공 소년 동재와, 가족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고 혼자 사는 기러기 아저씨의 우정을 그린 작품. 동재 엄마는 동재가 여섯 살 때 외삼촌 집에 동재를 맡겨 버리고 멀리 떠난다. 그때부터 동재는 외숙모, 외사촌 형과 동생 사이에 끼어 눈치를 보며 살아가지만 그런 현실을 슬퍼하는 대신, 자기 상황을 밝고 긍정적으로 인정하며 지낸다. 그런 동재에게 어느 날 색다른 친구가 생긴다. 바로 902호에 새로 이사 온 아저씨. 집 열쇠가 없어 집밖에서 오줌을 싸 버린 동재를 자기 집에 불러 구해 준 이후로, 동재와 아저씨는 친구가 된다. 부인과 아이들을 모두 미국으로 유학 보낸 기러기 신세인 902호 아저씨와, 외삼촌 집에 얹혀살아가는 뻐꾸기 신세인 901호 동재는 반듯한 가족이 없어 외롭지만, 그 외로움을 서로에 대한 연민과 애정으로 감싸며 행복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뻐꾸기와 기러기라는 대칭 구도를 바탕으로 뛰어난 구성과 주인공의 심리를 담백하고도 섬세하게 묘사한 문체는 물론, 슬프고 힘든 상황을 인정하고 슬기롭게 견뎌내는 주인공의 건강함과 슬픈 얘기를 슬프지 않게 풀어가는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본심 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의 의견을 얻어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가정불화로 인한 아이들의 비행이 심각해지고 있다거나, 가족의 해체가 심심치 않게 얘기가 되는 요즘이다. 그러한 문제에 대해 비관적이고 절망적인 시선들만 난무하고 암울한 장면에만 어른들은 관심을 갖을 뿐, 오히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순수함과 건강함에 대해서는 무심한 경우가 많다. 작가 김혜연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동재를 결코 불쌍하거나 불행하게 그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너무 과장하고 앞서 걱정해서 그렇지 생각보다 합리적이고 건강하며 자기 스스로를 단련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한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며 자기 상황을 인정하고 견뎌가는 동재의 모습은 기러기 신세를 한탄하며 늘 술만 마시며 방탕하게 지내는 옆집 아저씨의 모습과 대비를 이루며 아이들이 가진 건강함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킨다. “사람들의 삶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라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동재는 잘은 이해할 수 없지만, 대신 언젠가 잘 알 수 있을 때까지 잘 기억해 두겠다고 생각할 만큼 현명한 것이다. 어린 독자들은 이 동화를 통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으면서, 더불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건강하다! 행복 앞으로 한걸음 더!

주인공 동재는 한마디로 모범생이다. 아빠는 누군지도 모르고, 엄마는 외삼촌 집에 맡겨지는 날의 모습만 언뜻 기억날 뿐, 오 년 동안 소식도 없다. 이만하면 문제아가 될 만하지만 동재는 그렇지 않다. 외삼촌 외숙모 말도 잘 듣고 눈치껏 사촌 형제들과도 싸우지 않고 잘 지낸다. 게다가 공부도 잘하고 반에서는 부반장이기도 하다. 늘 사촌형의 옷을 물려받아 입어도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다. 기존의 동화들이 엄마의 부재로 인한 슬픔과 아픔을 극적으로 표현해서 감동을 이끌어냈다면, 이 동화엔 담담하면서도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아이들이 등장한다. 엄마가 일본 사람이랑 재혼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랑 산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동재의 한 반 친구 유희도 마찬가지. “난 강아지가 없어서 고양이만 키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재혼해서 자기를 떠난 엄마를 원망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모두 자기 나름의 고통의 과정을 겪으면서 자라고, 그것을 성장통이라 부른다. 그 성장통의 과정에서 엇나가고 빗나갈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겐 그것을 극복하고 자기를 단련시킬 수 있는 힘이 충분히 있다고 이 이야기는 말하고 있다.

나 혼자만 그런 건 아니야.

“동재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건이 형한테도 제가 알지 못하는 슬픔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동재 가슴에 간혹 나타나는 검은 연기가 건이 형에게도 있다는 걸.”

사람은 누구나 힘든 상황에 부딪히면 자기만이 세상에서 고립된 것처럼 느끼게 마련이다. 동재는 그것을 “자기 뱃속에도 검은 연기가 피어난다”라고 표현한다. 사촌형인 건이 형이 동재에게 무턱대고 짜증을 부리고, 욕을 할 때 동재는 슬픔을 느끼며 902호 기러기 아저씨네로 숨곤 한다. 하지만 어느 날 동재 눈으로 보기에 모든 걸 갖춘 사촌형이 가출하자,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출에서 돌아온 형은 이렇게 말한다.

“너 같은 범생이는 모를 거야. 아버지는 날 한심하다고 생각해. 뭐 하나 잘하는 것 없고, 꿈도 없고. 나보다 네가 아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거야.”

외삼촌네 가족사진을 보면서 자신은 거기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동재는 비로소, 그 크기와 무게는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고통이란 게 있고, 슬픔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알게 되면서 동재는 비로소 건이 형을 마음으로 안게 되고 한걸음 성장한다.
1. 토요일의 이삿짐 차
2. 젖은 운동화
3. 돌아온 운동화
4. 주정뱅이 아저씨
5. 비밀의 방 902호
6. 뻐꾸기 새끼와 기러기 아빠
7. 건이 형이 불행하다고?
8. 거울 속의 뻐꾸기 새끼
9. 엄마의 가방
10. 새옷과 저금통장
11. 건이 형의 비밀
12. 이상한 아이 유희
13. 유희의 바이올린
14. 엄마에게 간다
15. 나는 뻐꾸기잖아
16. 참 멋진, 엄마를 만나다

작가의 말
이 작품은 우선 그 플롯 설정에 있어서 매우 노련하다. “뻐꾸기 ”와 “기러기”로 상징되는 두 결손가정, 버려진 아이와 어른의 고독, 마주 보는 두 아파트, 각기 다른 방식으로 어미에게서 떨어져나간 새끼 뻐꾸기 동재와 유희, 각기 다른 방식의 “가출”로 성장통을 앓는 소년 건이와 동재, 속이 깊은 외삼촌과 “화끈하고 솔직한” 외숙모, 그리고 대단원에 이르러...
- 김화영·오정희·김경연·황선미

그러고 나선 집 안을 둘러보고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 소파에, 의자에, 방바닥에 제멋대로 있는 옷가지들을 모아 세탁기 속에 집어넣고, 재떨이도 비웠다. 청소기를 찾지 못해서 바닥의 먼지를 그대로 두지만 않았다면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깨끗해졌을 것이다. 그러면 아저씨가 돌아와 활짝 웃으며 ‘아니, 우렁각시라도 왔다 갔나?’ 할 텐데. 동재는 아저씨의 웃는 표정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뻤다. 눈이 사라지고 주름이 잔뜩 생겼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얼굴. 아저씨가 보고 싶었다.

청소하는 동안 배고픈 걸 잠시 잊었는데, 다시 배가 고파졌다. 동재는 내쳐 잠을 잤다. 가끔 현과 밖에서 건이 형이나 연이 목소리가 들려 잠이 깨기도 했다. 그럴 때면 일어나서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기운이 없어서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뒤의 일이 무서웠다. 어떻게 될지, 생각하기도 싫었다.

꿈을 꿨는데 줄거리도 없고, 아는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꿈속으로 덜그럭거리는 소리와 기러기 아저씨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잠이 깨지 않았다. 누군가 동재를 업는 것 같았고,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그래도 동재는 계속 잤다. 실컷 자고 일어났더니 병원이었다.

눈을 떴을 때 외숙모, 외삼촌, 기러기 아저씨가 차례로 보였다. 외숙모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동재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외삼촌은 동재 얼굴을 쓰다듬었다. 외삼촌 손에서 담배 냄새가 났다. 기러기 아저씨의 웃는 얼굴이 다가왔다. 외삼촌보다 더 반가운 얼굴. 아저씨가 ‘동재야, 내 아들 할래?’라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동재는 생각했다.
(본문 103~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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