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문고

책만 보는 바보

안소영 지음, 강남미 그림 | 보림
책만 보는 바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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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5년 11월 04일 | 페이지 : 288쪽 | 크기 : 16.5 x 21cm
ISBN_10 : 89-433-0584-2 | KDC : 810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3279 | 독자 서평(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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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선정
열린어린이 2005 겨울 방학 권장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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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조 때의 문인 이덕무는 책을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책을 읽으면 책에 담긴 세상이 끝도 없이 아득하고 넘실넘실 바다를 건너고 굽이굽이 산맥을 넘는 기분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덕무는 자신이 읽은 책 이야기와 마음을 나눈 벗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책을 가까이한 선비의 풍모, 책을 통해 세상을 깨닫고 바꾸고 싶었던 조선 시대 학자들의 고뇌가 스며 있는, 책과 벗과 삶의 이야기입니다.

서자로 태어난 이덕무는 반쪽 양반의 서글픈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겨울이 더 비참한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한서를 이불 삼아 논어를 병풍 삼아 책을 읽었던 이덕무였습니다. 아껴 읽던 맹자 책을 팔아 식구들의 주린 배를 채워 주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어떤 근심도 한번 담갔다 하면 사뿐히 걸러 씻어 주는 성품을 가진 벗, 유득공은 가난한 이덕무의 아픔과 자괴를 좌씨춘추 책을 팔아 술을 사주며 달래주었습니다. 청나라의 학문을 아꼈던 박제가를 이해하지 못했던 사대의 시대와 그런 박제가를 보며 느꼈던 안타까움을 이덕무는 자신의 글에 풀어 놓습니다.

가난해서 책을 읽고 모여 세상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이덕무를 위해 모두들 풍족하지 못한 생활임에도 추렴하여 청장서옥이라는 서재를 만들어 주었던 벗들의 이야기가 따뜻합니다. 조선 시대 학자들이 이렇게 생각과 학문을 나누었구나, 열심히 학문을 닦고 새로운 세상을 일구기 위해 노력하였구나 깨달을 수 있습니다.

조선 정조 때의 문인이자 실학자인 이덕무의 문집을 풀어 쓴 책입니다. 책을 좋아하여 책만 보는 바보라는 뜻으로 간서치라고 불렸던 이덕무. 책을 즐기고 시와 문장을 잘하였던 인물의 삶과 책, 벗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깊은 느낌과 생각을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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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영
1967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강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사람들과 세상 모든 것, 특히 책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역사 속에 묻힌 인물들에게 숨결을 불어넣는 일에 애쓰고 있습니다. 펴낸 책으로 부친인 수학자 안재구 교수와 어린 시절부터 주고받은 옥중 편지를 묶은 서간집 『우리가 함께 부르는 노래』와 조선시대 실학자 이덕무와 백탑파 벗들의 이야기 『책만 보는 바보』, 그리고  『다산의 아버님께』, 『갑신년의 세 친구』가 있습니다.
강남미
중견 동양화가입니다. 70년대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준 그룹전 ‘삼인행(三人行)’전의 주역입니다. 1977년 이래 여러 전시, 출품 및 두 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오랫동안 서울예술고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개인 작업에만 몰두해 오던 중 이 원고를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고 작품으로 형상화했습니다. 족자 형태로 완성된 수묵화풍 그림들은 책의 품격을 더해 줍니다.
사실과 상상으로 빚어낸 조선시대의 책벌레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 ‘책만 보는 바보’라 불렸던 이덕무, 그의 눈과 마음이 되어 그려 보는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박지원, 홍대용 들과 협객 백동수, 그리고 개혁 군주 정조와 18세기 조선.

역사 속 인물을 바로 우리 곁으로 불러내기

역사(歷史)라는 오래된 문자[歷지낼 력]를 들여다봅니다. 자연과 사람의 노동이 어우러져 자라는 곡식[벼 화禾+禾]이 심어져 있고,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의 발자국[止]도 보입니다. 틈나는 대로 둘러보며 가꾸는 사람의 애타는 마음도 담겨 있는 듯합니다. 울타리[厂]도 둘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역사’라는 추상적인 단어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달리 보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발자국 하나하나가 그 위에 겹쳐지면서 떠오르기 때문이지요. 역사는 결국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평범한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덕무와 벗들은 지금으로부터 2백여 년 전의 사람들입니다. 흔히 조선 후기의 실학자라고 불리는, 우리에게는 그저 활자로만 다가오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짧지 않은 생애 동안 그들도 분명, 우리처럼 온갖 감정,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희망과 좌절도 겪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책, 특히 어린이 책에 씌어진 그들 혹은 역사 속의 인물들에게서는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역사 속의 일이라 하여 시제는 과거형이요, 설명 위주의 서술은 건조하기만 합니다. 그들은 우리와는 거리를 둔 채, 그저 책 속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그들을 우리 곁으로, 숨쉬는 인간으로 불러낼 수 없을까? 이 책『책만 보는 바보 -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의 기획, 집필은 이런 아쉬움과 바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일찍이 이덕무에 매료되어 그의 저술은 물론 그와 관련된 글을 샅샅이 찾아 읽어 온 이 책의 저자는 이덕무의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간서치(看書痴, 책만 보는 바보)’라 자처하며 평생 책을 벗 삼아 살았던 이덕무, 풍부한 감성과 섬세한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그가 되어 그의 벗들과 그 시대를 불러내 봅니다.

이덕무와 그의 벗들 이야기

이덕무는 조선 정조 때의 문인, 실학자. 자는 무관(懋官), 호는 청장관(靑莊館) ․형암(炯庵)·아정(雅亭). 서얼 출신으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으나, 박학다식하고 시문에 능하여 젊어서부터 많은 저술을 남겼다.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유득공 등과 사귀었으며, 중국에까지 알려진 사가시인(四家詩人) 중의 한 사람이다.

이덕무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문에 빠지지 않는 말이 ‘서자 출신 문인’ ‘박학다식’입니다. 이덕무는 왕족의 후손이지만 그의 아버지가 서자였기에, 태어나면서부터 고단한 삶이 시작됩니다. 내성적인 성격의 그는 집안 형편상 친척집을 전전하며 살게 되면서, 더욱 말이 없고 조용한, 오직 책 속에서 책과 대화하며 자랍니다.

그에게 책은 단지 보는 대상이 아니라 듣고 보고 느끼는, 살아 있는 존재이며 세계였습니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어디에도 낄 데가 없었던 서자 신분의 그가 마음을 둘 곳은 책밖에 없었을지 모릅니다. 이덕무가 책과 벗하고, 책 속의 사람들과 벗하는 나날들은 오래도록 계속됩니다. 책이야말로 그의 으뜸가는 벗으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던 중 이덕무는 백탑(원각사지 십층석탑, 지금의 탑골공원 안에 있음)이 있는 대사동(지금의 인사동)으로 이사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그는 비로소 평생지기인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이서구 들을 사귀게 됩니다. 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이서구를 제외하면, 모두 서자 출신입니다. 힘든 세월을 견딜 수 있게 서로 의지가 되어 준 벗들이지요.

이덕무와 그의 벗들은 또한, 더 큰 세계로 눈을 뜨게 해준 스승격인 담헌 홍대용과 연암 박지원과도 깊은 친분을 맺게 됩니다. 홍대용과 박지원, 그리고 이서구는 명문가의 사대부였습니다. 당시 이들의 사귐은 신분과 처지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것이었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성품을 먼저 보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여느 선비들처럼 유교경전만을 파고들어봐야 벼슬에 나아갈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기에, 이덕무와 그의 벗들의 관심은 주변의 자연이나 사물, 자신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에 많이 쏠립니다. 이러한 시선은 자연스레 문학적인 언어로 표현되어, 각자의 개성과 감수성이 뛰어난 시와 문장들을 많이 남기고,『백탑청연집(白塔淸緣集)』과 같은 문집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이덕무와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가 함께 낸 시문집『한객건연집(韓客巾衍集)』은 중국에까지 전해질 만큼 유명한 문집이었고, 시와 문장에 뛰어나다 하여 그들은 ‘사가(四家)’라고 불립니다.

또한 신분제도의 문제점을 몸소 뼈저리게 느끼고 있던 이덕무와 그의 벗들이었기에, 완고한 유교사회의 모순이 여기저기서 꿈틀꿈틀 드러나기 시작하는 조선 후기 사회의 현실이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감수성이 예민한 문학청년에서 사회현실에 문제점을 느끼고 새롭게 바꾸어 가려는 개혁적인 사상가로 변모해 가게 됩니다.

이 책은 이러한 그들의 행로를 찬찬히 따라갑니다. 이덕무처럼 섬세한 저자의 눈길이 그들의 생각이 여물어가는 과정을 좇아봅니다.

실학자들을 마음으로 이해하기

이덕무와 그의 벗들은 모두 조선 후기의 실학자라 불립니다. 이 책에서는 굳이 ‘실학’이란 말을 쓰지는 않지만, 이덕무와 벗들의 생각을 통해 실학이 생겨난 배경, 실학자라 불린 사람들이 지닌 문제의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책벌레 이덕무와 실학은 어딘가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실학을 그저 편리함이나 효율성만을 얻으려는 실용이란 말로 이해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책만 보는 바보라 하였지만, 이덕무 그리고 그의 벗들은 결코 책 속에서만 머무르던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이덕무와 벗들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라 불리지만, 이들이 몰두했던 실학(實學)이란 말에서 그저 편리함이나 효율성만을 떠올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 종일 들판에서 일하고 돌아와 봐야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넉넉하지 못했던 조선 백성들의 사는 모습, 그것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젊은 그들의 새로운 학문은 비롯되었으니까요. 그들 역시 굶주림의 고통을 겪어 보았고, 날 때부터 사람의 운명을 갈라놓은 신분제도의 문제점을 뼈저리게 느껴왔기에, 그처럼 뜨거운 마음으로 개혁을 원했는지 모릅니다. 이들을 알고부터 나는 실학이란 말을 대할 때마다,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연민, 잘못된 것을 고치려 하지 않는 사람들과 사회에 대한 뜨거운 분노를 먼저 떠올리게 되었습니다.”(머리말에서)

백과사전처럼 해박한 이덕무의 지식은, 풍부한 고증을 거쳐 엄격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또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에 입각해 있는, 실학적인 학문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실학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학자들의 가슴속에 담긴 생각을 먼저 보기를 권합니다. 학문과 사회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를 눈여겨보기를 바랍니다. ‘실학’은 사색이나 논변 자체를 위한 사대부의 학문이 아니라, 현실을 바라보고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온갖 모순과 문제를 해명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학문으로의 커다란 방향 전환이었습니다. 당시 조선 사회의 젊은이들은, 이제까지 내려오는 학문과 제도의 권위에 따르지 않고 현실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개혁해 나가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젊은 그들에 의해 세상은 새로운 방향을 향해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이덕무와 벗들은 그러한 시대의 흐름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사회의 문제가 다양한 만큼, 이들이 관심을 기울인 분야도 조선의 역사, 농업, 상공업, 관료제 개혁 등 다양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무슨 무슨 학파로 분류되는 정형화된 실학자들로서 이덕무와 그의 벗들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그들 개개인의 가슴속에 담긴 생각을 먼저 헤아리며, 세상과 인간을 대하는 그들의 마음과 태도에 눈길을 보냅니다. 예컨대 중상학파, 북학파의 대표적인 인물인 박제가가 무엇을 붙들고 고민하였던가, 저 유명한『북학의』를 쓰기까지의 그의 가슴앓이를 이해해 봅니다. 잊혀진 발해의 역사를 복원해내고자 하는 유득공의 충정과 잰 발걸음을 좇아가 보기도 합니다.

사실성과 상상력의 탄탄한 결합으로 이뤄낸 옛사람과의 독특한 만남

이 책의 저자는, 이덕무가 쓴 짧은 자서전『간서치전(看書痴傳)』을 접하고 그에 흥미를 느끼게 되어 그의 저술은 물론 관련된 글을 두루 찾아보게 되었고, 그러한 관심은 이덕무와 친하게 지낸 인물들과 그 시대에까지 이어졌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두루 섭렵한 역사적 자료들과 책 속의 사실들에 기반하여, 먼저 집필을 위한 연대표와 이들 서로간의 관계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다음, 그들이 남긴 글에서 드러나는 감정과 행동, 다른 벗들에 대한 평가에 기초하여 각 인물의 성격을 짐작하여 그려 보았습니다.

사실을 얼개로 상상의 창을 내어 이덕무의 시대로 들어간 저자는 이덕무의 마음으로 그의 벗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독이며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이덕무의 섬세한 눈길, 혹은 저자의 풍부한 상상력과 감성으로 빚어낸 인물들은 우리가 익히 알아온 모습과는 다릅니다. 예컨대 그가 가장 아끼는 벗 박제가는 언뜻 보기에는 대범해 보이지만, 엷은 녹색 빛이 도는 눈동자가 무척 슬퍼 보이는 인물입니다. 성미가 급하고 괄괄했다는 연암 박지원은, 웃을 때마다 무성한 수염이 위로 활짝 퍼지는 모습이 아이처럼 천진해 보입니다. 자신들과 처지가 다른 벗 이서구에 대해서는, 담담한 눈길로 그 차이를 관찰하기도 합니다.

이덕무와 그의 벗들 그리고 그 시대상이 마치 지금 우리 곁에서 숨쉬고 있는 듯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은 단지 저자의 상상력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실과의 균형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기에, 더욱 생동감 있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역사 속 인물, 옛사람들을 우리 앞에 복원해 내는 독특한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시간, 역사는 현재형

근자에 청계천이 옛 모습을 찾았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그곳의 22개의 다리를 밟으며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듣게 될까요? 혹 2백여 년 전 달 밝은 밤, 바로 그곳에서 울리던 가야금 소리, 노랫소리가 들리지는 않을는지요. 이덕무와 그의 벗들과 스승이 모여 벌리던 수표교 위의 음악회, 그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는 않을는지요.
역사가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건 이런 데 있을 것입니다.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그때도 분명히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생하게 살아가고 있었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발견 말입니다.

이덕무와 벗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다음 세대와 나누고자 합니다. 사람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그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다면 누구나 벗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예와 지금의 시차를 넘어, 양반과 서자라는 신분의 차이를 넘어, 가진 것이 많고 적음의 차이를 넘어, 나이가 많고 적음의 차이를 넘어 우리도 그들도 벗이 될 수 있을까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 그들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어가 진심을 이해한다면. 그리고 우리의 시간 속에 스며든 그들의 삶을 바라보고, 또한 우리의 마음을 나눈다면. 이 책은 저 먼 2백여 년 전의 외로운 선비 이덕무와 그의 벗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당시 그들의 생각과 모습을 현재형으로 보여 줍니다. 하천이 계속 흐르듯, 인간의 삶은 계속되고 그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다시 만나리라는 믿음으로 말입니다.
머리말
이야기의 시작 / 1972년 12월 20일

나는 책만 보는 바보
백탑 아래서 벗들과
내 마음의 벗들
해부부를 노래하다 / 나의 벗 유득공
칼칼한 바람 속을 누비다 / 나의 벗 백동수
우리를 벗이라 할 수 있을까 / 나의 벗 이서구
스승, 더 큰 세계와의 만남
이 세상의 중심은 나 / 담헌 홍대용 선생
선입견을 버려라 / 연암 박지원 선생
마침내 세상 속으로
드넓은 대륙에 발을 내딛다
백탑을 떠나 대궐로
아이들이 열어 갈 조선의 미래는

이야기의 끝 / 1739년 1월 24일
뒷이야기
이 책에 나오는 인물과 책
참고한 책
‘공자도 나처럼 스승을 갖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홀로 책을 보며 지내던 어느 날, 내가 좋아하는『논어』의 첫 장을 넘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공자가 말씀하였다.
“배워서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섭섭해하지 않으니 이 또한 군자라 하지 않겠는가.”

날마다 고요히 앉아서 글을 읽고 또 읽는 사람, 가끔씩 벗이 찾아와 주기라도 하면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는 사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세월을 보내고 있지만 스스로 마음을 위로하며 다독이는 사람, 이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군자(君子)가 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그런가, 이대로는 어딘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런 문장을 덧붙이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만족할 수 있었다.

“스승을 만나 환한 깨우침을 얻으니 또한 가슴이 벅차지 않겠는가?”

글을 읽고 그 뜻을 깨우치는 배움의 길에서, 좋은 스승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공자가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 왜 스승과의 벅찬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공자도 나처럼 스승을 갖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본문 140∼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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