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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동화작가의 창작동화 모음집『가죽 피리』입니다. 방귀를 잘 뀌는 수동이에게 생겼던 일을 쓴 새 작품「가죽 피리」, 40년 전의 작품을 고쳐 쓴「새벽 세 시에 은희의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두 편이 들어 있습니다. 방귀를 잘 뀌어서 방송국의 장기자랑에까지 나가게 된 수동이. 그런데 수동이의 방귀의 ‘아킬레스 힘줄’인 볶은 콩을 안 가져가서 방귀로 노래를 부르다가 그만 똥을 싸고 만 부끄러운 경험. 하지만 그 일로 수동이는 인기상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이야기 거리의 하나인 방귀와 똥을 소재로, 즐거움을 주고 생각의 틀도 깨는 동화입니다.

이현주

1944년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 감리교 신학대학을 졸업했습니다.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밤비」가 당선되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고, 기독교서회, 크리스천 아카데미 편집 기자로 일했습니다. 현재 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로 활동하며, 대학과 교회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길에서 주운 생각들』『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알 게 뭐야』『날개 달린 아저씨』『옹달샘 이야기』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늑대 소녀』『푸른 돌고래섬』『나는 날마다 좋아지고 있다』등이 있습니다.

김복태

1947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습니다. 중앙일보사 출판국에서 미술 편집 기자로 일한 바 있으며, 미국 오티스 팔슨스 미술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한국 아동도서상’(일러스트레이션 부문)을 받았으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둘이서 둘이서』『엉금엉금 꼬마책』시리즈『울보 내 동생』『생각하는 동화』시리즈,『알쏭달쏭 12가지 띠의 비밀』『가죽 피리』『깔끔이 아저씨』등이 있습니다.

수동이 얼굴이 갑자기 빨개졌다. 주머니를 있는 대로 뒤져 보지만, 없다! 볶은 콩이 없는 것이다! 이런? 이걸 어쩌면 좋단 말인가? 새 옷 입고 엄마랑 서울 나들이 하는 게 너무 좋아서 그만 볶은 콩 챙기는 걸 깜빡 잊었다. 어머니가 물었다.

“왜 그려? 뭘 놓고 왔어?” “응.” “뭘 놓고 왔는데?” “콩.” “난 또 뭐라고. 콩 같은 거 좀 안 먹어두 괜찮어.” “그게 아니라구…… 콩을 안 먹으면…….” 여기까지 말하다가 얼른 입을 다물었다. 하마터면 비밀을 말할 뻔했다. 그럼 안 되지.

“뭘 놓고 왔답니까?” 운전 기사 옆자리에 앉은 방송국 젊은이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아녀유. 그냥 저기…… 콩을 안 가져왔다구 저러네요.” “콩이요?” “얘가 볶은 콩을 잘 먹거든요.” “음- 볶은 콩, 그거 아주 고소하고 맛있지. 나도 옛날엔 많이 먹었는데. 요새 애들도 그런 거 먹나요?”

“딴 애들은 몰라두 얘는 어려서부터 볶은 콩을 젤 좋아했어요.” “볶은 콩은 아니지만, 이걸 먹으면 어떨까? 이것도 콩은 콩인데.” 이렇게 말하면서 방송국 아가씨가 자기 손가방을 열었다. “뭔데요?” “콩알 초콜릿. 볶은 콩보다 맛도 훨씬 더 달콤할 거야. 어늘은 특별한 날이니 수동이 간식거리도 좀 특별한 걸로 하자. 좋지?”
(본문 46∼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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