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아이들 10

겨울방

게리 폴슨 지음, 박향주 옮김, 고광삼 그림 | 문학과지성사
겨울방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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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1년 01월 31일 | 페이지 : 139쪽 | 크기 : 15.2 x 21.5cm
ISBN_10 : 89-320-1228-8 | KDC : 843
원제
THE WINTER ROOM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2544 | 독자 서평(0)
수상&선정
1990년 뉴베리 영예 도서
열린어린이 2002 겨울 방학 권장 도서
웹진 열린어린이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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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이 도서는 품절 입니다.
“책이 책 이상의 것이 될 수 있다면, 책이 더 많이 보여 줄 수 있고 더 많이 담아 낼 수 있다면…….” 작가 게리 폴슨은 가정합니다. 그리고 만약 그럴 수 있다면『겨울방』은 옛 농장의 냄새와 농가 주변에 살아 있는 자연의 소리와 따사로운 황금빛 빛을 담았을 거라고.

『겨울방』이라는 작품과 책 마지막에 쓰여진 지은이의 말까지 읽고 나서 참 마음이 뜨거웠습니다. 목구멍 끝까지 차 올라온 그 무언가 때문에 숨이 막힐 듯했고,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나서야 휴우 하고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생명의 죽음과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느끼고 이해하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의 이야기. 겨울이 되면 식구가 모여 지내는 그 따뜻한 겨울방. 13살의 주인공 엘든은 잘난 척하는 형 웨인과 부모님과 함께 넬스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이야기와 옛 이야기를 듣습니다.

전혀 있을 수 없는 듯한 넬스 할아버지의 경험담을 듣고 거짓말이라고 외치던 형, 형의 그 말에 상심한 늙은 할아버지가 깊은 밤 혼자 도끼 두 자루를 들고 동시에 나무를 찍으며 이미 잃어버렸으나 너무나 그리운 젊음을 확인하던 일…….

옛 농장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켜 보고, 네 계절이 흐르는 동안 자연과 사람들의 삶을 세심하게 관찰하였던 엘든은 이제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들과 할아버지의 삶의 회한을 숨죽이고 지켜 보면서 차츰 어른이 되어 갑니다. 엘든이 들려 주는 그 독백 같은 글은 차분하고 세심하고 아름답습니다. 엘든과 함께 책을 읽는 이들도 또 하나의 굵은 나이테를 마음 속에 긋게 될 것입니다.

한적한 시골 농가에 사는 열세 살 소년의 눈에 비친 삶의 모습이 탁월한 문학적 표현과 더불어 깊은 감동을 주는 작품입니다. ‘겨울방’이라고 이름 붙여진 그 곳에서 소년은 농장의 바쁜 일상이 주는 한바탕 소란함을 다 보내고, 세상을 모두 바꾸어 놓는 추운 겨울에 할아버지와 아저씨가 살아 온 인생 여정을 귀담아 듣게 됩니다. 먼저 인생을 살아 낸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소년의 마음 속 어디에선가부터 점차 깨달아지는 삶의 깊은 의미가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시골 농장에서 소년이 느끼는 사계절 묘사는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새로움을 던져 줍니다. 몇 번이고 읽어 내려갈수록 그 표현력에 놀라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의 작가는 책 속에 냄새와 소리와 빛을 담지 못함을 아쉬워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어린이들은 책 속에서 냄새와 소리와 빛을 찾아낼 것 같습니다.

농장에서 생활하는 엘든에게 사계절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온 세상이 녹아서 눅진해지고 외양간을 청소하며 가축의 분뇨에서 풍기는 냄새에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눅진한 계절이 봄이지요. 낮은 길고 밤은 짧아 쉴 틈도 없는 여름은 죽도록 일만 해야 하는 계절입니다. 풍성한 수확이 이루어지는 가을은 엘든이 제일 싫어하는 계절입니다. 추수 후에 도축을 하느라 바쁘기 때문이지요. 엘든에게 가을은 온통 피에 대한 기억 뿐입니다.

그리고서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가을은 가고 겨울은 아직 오지 않은 틈새가 있다고 엘든은 느낍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요. 그리곤 모든 것을 다 바꾸어 놓는 겨울이 오고, 마침내 ‘겨울방’에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할아버지와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엘든은 그렇게 마음의 키를 조금씩 조금씩 키워 갑니다.
게리 폴슨(Gary Paulsen)
1939년 미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까지 150권 이상의 책을 집필해 미국과 영국에서 수백 가지의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로, 미국 ‘영어교사협의회’에서 선출한 전 세계의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한 명입니다. 게리 폴슨은 아주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린 나이에 술집에서 신문도 팔고 볼링장에서 핀을 세워 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이후 교사, 기술자, 편집자, 군인, 배우, 연출자, 농부, 목장, 트럭 운전사, 사냥꾼, 활을 쏘는 사수, 계절 노동자, 가수, 선원 등의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가 마침내 작가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그는 대자연 속에서 험난하게 살아가며 세상을 배워 나가는 내용의 소설을 주로 집필하여, 현재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청소년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유명 작가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뉴베리 메달상을 세 번이나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나라에 소개된 대표 작품으로는『다리 건너 저편에』『겨울방』『손도끼』『개썰매』등이 있습니다.
고광삼
1966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습니다.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고, 어린이 책을 만드는 출판사에서 일하며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2006년 볼로냐 북페어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린 책으로『종이 비행기』『돌탑 속에서 날아간 새』『겨울방』『엄마의 거짓말』『백두산 정계비의 비밀』『엄마, 내 생각도 물어 줘!』『단군의 조선』『호랑이와 곶감』 등이 있습니다.
박향주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옮긴 책으로『겨울방』『천둥산 소동』『제프리 초서의 챈티클리어와 여우』『부엉이와 보름달』『커다란 순무』『병원 소동』『녹슨 못이 된 솔로몬』『할아버지와 숨바꼭질』『보름달 따던 날』『모자 사세요!』『조각난 하얀 십자가』『어릴 적 산골에서』『눈이 와!』등이 있습니다.
‘작은 어른이 되고픈 어린이들에게’
겨울방.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 때 같은 느낌을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나의 찬방과 주인공의 겨울방은 사뭇 다르다. 찬방은 춥고, 겨울방은 따뜻하다. 찬방이 홀로 있는 즐거움을 준다면 겨울방은 삼대가 함께 있는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주는 느낌은 동일하다. 성숙. 책을 덮으며 나는 키가 한 뼘은 더 자...
- 박향주
‘조율’
책이 책 이상의 것이 될 수 있다면, 책이 더 많이 보여 줄 수 있고, 더 많이 담아 낼 수 있다면, 이 책은 냄새를 담았을터다…… 옛 농장의 냄새를 담았을 터다. 갓 배어낸 풀의 향긋한 냄새를 담았을 터다. 말들이 풀 베는 기계를 끌고 온 밭을 돌아다닐 때 기름 친 칼날에 잘려 떨어지는 그 풀내, 겨울 외양간에 진동하는 퀴퀴한 가축 분뇨 냄새, 송아지가...
- 게리 폴슨
‘추위에 꽁꽁? 마음은 콩콩!’
이제 겨울입니다. 곧 하얗고 보드라운 눈, 보석처럼 영롱한 육각형의 결정체가 쌓이고 쌓여 세상을 하얗게 뒤덮을 겁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색색의 불빛이 반짝이는 크리스마스까지 있어 그 기쁨은 더할 겁니다. 하지만 겨울의 진짜 매력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차가운 바람, 굴뚝의 하얀 연기, 얼어붙은 땅바닥. 초등학교 때를 생각해 보면 겨울의 참맛은 그 살 ...
- 20041127 - 중앙일보/이형진(화가)


여름
가을
겨울
얼리더 아줌마
해적 오루드
미치광이 앨런
벌목꾼

지은이의 말/ 조율- 게리 폴슨
옮긴이의 말/ 작은 어른이 되고픈 어린이들에게- 박향주
그렇지만 겨울이 먼저 오는 곳은 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와 있음을 알리는 틈새가 있다.

도축을 끝내고, 고기를 모두 장만해 매달아 놓고, 곡식을 죄다 창고 안에 들여 놓고, 나뭇잎 색깔이 바뀌었다가 모두 떨어져 회색 가지가 마디 굵고 거친 손가락처럼 삐죽 튀어 나오고, 외양간 바닥을 깨끗이 닦아 낸 뒤 첫 추위가 닥칠 때 잠자리로 쓸 새 짚을 깔고, 외양간 안쪽에 있는 물통에 얼음이 얼어 아침에 말에게 물을 먹이려면 얼음을 깨야 하고, 외양간 이층에 쌓아 놓은 건초를 갈퀴로 긁어 소에게 내려 주려면 손에 장갑을 껴야 하고, 코 끝이 시리고, 렉스가 잠을 잘 때면 외양간에 들어가고, 아빠가 트랙터와 오래된 타운 트럭의 라디에이터에서 물을 빼고, 이른 아침 가쁘게 숨을 들이마시다 보면 앞니가 시리고, 병아리들이 하얀 공처럼 잔털을 세우고는 종종걸음치며 다니고, 돼지들이 우리 구석 짚더미에 파고들어 잠을 청하고, 엄마가 해마다 그렇듯 헤밍스 씨 집에 가서 하루 종일 조각보 이불 만들기를 하면…… 그러면 가을이 끝난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겨울이 온 건 아니다.

가을걷이가 모두 끝나고 나면, 틈새가 있다. 웨인 형은 없다고 하지만 분명히 있다. 거기에는 무엇인가가 있다. 나는 가끔 외양간에서 나올 때 그걸 느낀다. 그건 일종의 고요다.
(본문 8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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